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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롯데 감독 교체…‘환장의 팀 호흡’ 바뀔까

등록 2021-05-11 15:32수정 2021-05-12 02:35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중학생 아들은 툴툴댔다. 농구 동아리 경기 때 1번밖에 못 이겼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환장의 호흡 때문에요.” 짐작건대, 팀플레이가 엉망진창이었던 것 같다. 농구나, 야구나 팀 호흡이 제일 문제다.

롯데 자이언츠가 11일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작년에 사령탑으로 데뷔했던 허문회 감독은 경질됐고 2군 퓨처스리그를 이끌어왔던 래리 서튼 감독은 1군으로 승격됐다. 2021시즌 3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남은 114경기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롯데는 전날(10일)까지 꼴찌였다.

롯데의 사령탑 중도 교체는 전혀 낯설지 않다. 1982년 프로 출범 때부터 40년째 KBO리그에 참여해 온 롯데는 그동안 9차례나 감독대행 체제를 거쳤다. 중도 사퇴·경질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2010년 이후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이 단 한 명도 없다. 양승호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고, 김시진 감독은 프런트의 심한 간섭 속에 계약 기간 3년 중 2년만 채웠으며 이종운 감독은 부임 1년 만에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조원우 감독 또한 연장 계약 뒤 1년 만에 옷을 벗었다. 엘지(LG) 트윈스 단장을 지내다가 야심 차게 현장으로 돌아온 양상문 감독은 반년 만에 쫓겨나듯 사퇴했다.

허문회 감독의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허 감독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으로 롯데가 롱런할 수 있는 팀이 되는 데에 일조하겠다”며 2019년 10월 취임했다. 그의 최강점은 선수단과의 소통이었다. 하지만 1군 주축 선수들에게만 열린 소통이었다. 쓰던 선수만 쓰면서 2군 선수들에게는 제한된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가 말했던 “편견 없는 선수 기용”과는 거리가 먼 팀 운영이었다. 야수의 투수 기용, 타순 변동 없는 라인업, 무분별 대타 작전에 따른 이대호의 포수 기용 등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일각에서는 허 감독이 지나치게 서튼 신임 감독을 경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민규 단장의 신뢰가 서튼 쪽으로 쏠리고 있는 데 따른 불안에서 2군을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144경기를 치르려면 1군과 2군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몸통 안에서 제대로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디선가 탈이 나게 마련이다.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불협화음의 경우 첫 해부터 알음알음 입길에 올랐다. 공교롭게 허 감독도 성 단장이 처음 발탁했던 초보 사령탑이다. 허 감독이 중도 경질되면서 구단 측이 성 단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지만 결국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성 단장의 미래도 결정될 듯하다. 줄곧 ‘프로세스’를 강조해왔지만 프로세스라고 내세울 만한 성과가 아직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프로세스는 공허한 단어에 불과하다.

앞서 아들이 말한 ‘환장의 호흡’에서 선(ㅡ) 하나만 지우면 ‘환상의 호흡’이 된다. 이제 롯데 야구는 프런트와 현장 간 오해를 없애고 그들이 사령탑 교체의 이유로 내세운 ‘세밀한 경기 운영과 팀 체질 개선을 위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호흡’ 주체에 구단주(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넣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말이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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