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 LG 트윈스 제공
첫 마디가 “내가 더 배우러 온 듯하다”였다. 그만큼 ‘현장’은 그에게 또 다른 숙제를 준 듯했다. 한때는 ‘국보 투수’로 불렸고 한때는 대표팀을 지휘했던 선동열 전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 얘기다.
선동열 전 감독은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엘지(LG) 트윈스 어린 투수들을 지도했다. 차명석 엘지 단장이 초대했다. 15일 오전 모든 일정을 다 마친 선 전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야구 환경이 많이 변했다”면서 “이론과 현장을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던 것이 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트래킹 데이터 등을 이론으로만 배웠고 이번에 트래킹 장비 등을 눈으로 직접 처음 봤다고도 했다.
레슨 기간 그의 눈에 띈 엘지 선수들은 이민호를 비롯해 이정용, 이찬혁, 남호 등이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좋은 밸런스에서 던져 수직 무브먼트가 좋았다. 앞으로 한국 야구를 빛낼 대들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민호에 대해서는 “나라면 긴장해서 못했을 것 같은데 고졸 2년 차가 잘한다. 본인 의도대로, 계획한 대로 던지는 데 밸런스가 좋아서 대투수가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구단을 통해 “한국야구계의 최고 레전드이신 선 감독님께서 너무 과분한 칭찬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더욱 노력하고 조언을 새겨들어서 꼭 선 감독님 같은 대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선동열 전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체력적인 면’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기술적인 면을 먼저 습득하는데 기초 체력을 먼저 튼튼하게 해야 한다”며 “체력적인 훈련을 꾸준하게 했으면 좋겠다. 체력이 약화되면 부상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선 전 감독은 이번에 엘지 투수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컨디션 조절하는 법, 변화구 던지는 법, 밸런스 잡는 법 등을 전수해줬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유소년 선수들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천/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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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에서 열리고 있는 LG 스프링캠프를 찾은 선동열 전 감독(오른쪽)과 그를 맞이하는 류지현 LG 감독.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