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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이창섭의 MLB 와이드] 샌디에이고의 시간이 시작됐다

등록 2021-01-08 06:59수정 2021-01-08 09:29

스넬·다르빗슈·김하성 영입
올시즌 다저스와 동급 예상
WS 우승확률 약간만 뒤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3900만달러 계약을 마친 뒤 김하성 모습.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위터 갈무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3900만달러 계약을 마친 뒤 김하성 모습.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위터 갈무리.

현재까지 이번 미국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단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좌완 선발 블레이크 스넬과 우완 선발 다르빗슈 유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김하성까지 영입했다.

태풍처럼 휘몰아친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가뭄 속 내린 소나기 같았다. 적막감만 흘렀던 겨울이 샌디에이고 덕분에 활기를 되찾았다. 무엇보다 최근 경향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다.

대다수 메이저리그 팀들은 요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손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된 운영 방침이 방어 태세다. 고민이 길어지면 결정도 늦어지기 마련인데, 샌디에이고는 모든 일을 단 하루 만에 처리했다. 속전속결로 움직인 샌디에이고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샌디에이고는 1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비록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엘에이(LA) 다저스를 넘지 못했지만, 샌디에이고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전력 강화를 도모했다.

샌디에이고가 당장 개선해야 될 곳은 선발진이었다. 지난 시즌 막판 선발 공백이 생기면서 마운드 운영에 허점을 드러냈다. 불펜 의존도가 갑자기 높아지자 전체적으로 과부하가 걸렸다.

프렐러 단장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스넬과 다르빗슈는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 내보낼 수 있는 확실한 투수들이다. 스넬은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다르빗슈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였다.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두 투수가 합류한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최고 유망주 매켄지 고어를 중심으로 미래가 밝은 투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이 착실하게 성장해야 장기적으로도 탄탄한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다. 스넬과 다르빗슈는 앞에서 이끌어 줄 리더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해 여러 측면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두 투수를 동시에 데려오면서 각자의 역할 분담도 가능해졌다.

샌디에이고는 약점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강점을 잃지 않기 위한 준비도 병행했다. 김하성 영입에 공을 들인 이유다.

샌디에이고 내야진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1루수 에릭 호스머,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가 공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 선수들이 합작한 성적도 뛰어났다. 공격력이 리그 평균 대비 얼마나 좋았는지 알 수 있는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샌디에이고 내야진의 기록은 124였다. 내셔널리그 1위이자 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욕 양키스(이상 126)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였다.

하지만 프렐러 단장은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했다. 작년 신인이었던 크로넨워스는 9월 타율이 0.183였으며,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타격(타율 0.218, OPS 0.550)이 좋지 않았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고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김하성은 이 우려를 지울 수 있는 자원으로,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활용가치가 높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늘어나면 팀의 옵션은 더 다양해진다. 이는 샌디에이고가 맞서야 할 다저스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샌디에이고는 목표인 다저스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현재 로스터를 기반으로 올 시즌 예상 성적을 산출했다. 이 예상 성적에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정확히 98승64패로 동일하다. 다만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다저스(12.5%)가 근소하게 샌디에이고(12%)에 앞섰다.

일각에서는 앞만 보고 달리는 샌디에이고에 대해 무모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멀게만 보였던 다저스와의 거리는 분명 가까워졌다. 올해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열쇠는 스넬과 다르빗슈 그리고 김하성이 쥐고 있다.

이창섭 MLB 전문가 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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