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 5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6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공룡 군단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정규리그 1위 팀 엔씨(NC) 다이노스는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5차전에서 선발 구창모의 호투와 양의지의 투런포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에 5-0 승리를 거뒀다. 3승(2패)을 선점한 엔씨는 앞으로 1승만 보태면 2011년 팀 창단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게 된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24일 저녁 6시30분 드류 루친스키(NC)와 라울 알칸타라(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둘은 1차전에서도 대결을 벌였으며 루친스키가 5⅓이닝 5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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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의 에이스 본색
이동욱 엔씨 감독은 경기 전 “
구창모가 나흘밖에 못 쉬었지만 충분히 준비돼 있다. 믿는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구창모는 2차전보다 더 빠르고 제구가 잘 된 공을 던졌다. 속구(4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6㎞가 찍혔다. 1차전(평균 시속 141.4㎞)과 비교하면 속구 평균 구속(142.7㎞)도 1.3㎞나 증가했다. 결정구로 사용한 슬라이더(시속 127~135㎞)의 각도 예리해서 두산 타자들을 현혹하기 충분했다.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구창모는 전반기에 13차례 선발 등판해 패전 없이 9승 평균자책점 1.55로 호투하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8, 9월을 통째로 쉰 바 있다. 10월에는 두 차례 등판해 포스트시즌을 대비했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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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에 비수 꽂은 양의지
엔씨는 경기 초반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의 구위에 눌려 4회 2사까지 단 한 명도 1루로 출루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성범의 빗맞은 안타로 퍼펙트를 깼고 뒤이어 양의지가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2사 1·2루에서 강진성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5회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노진혁이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히트앤드런 작전으로 1사 2루를 만들고 알테어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비수는 2018년까지 두산에 몸담았던 양의지가 꽂았다. 6회말 1사 1루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플렉센의 밋밋한 5구째 커브(시속 126㎞)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엔씨가 첫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2016년 두산 안방마님으로 엔씨에 4전전패의 굴욕을 안겼던 양의지가 엔씨의 구원자가 됐음을 각인시키는 ‘한 방’이었다. 엔씨는 7회말 2사 1·2루에서 대타 모창민, 나성범이 바뀐 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5-0으로 앞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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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시타 실종된 반달곰
경기 초반 득점기회는 두산이 더 많았다. 5회까지 6명의 타자가 출루(안타 4개, 볼넷 2개)했다. 하지만 단 1명도 홈플레이트를 밟지 못했다. 1회초 무사 1루, 2회초 1사 2·3루, 3회초 2사 1·2루, 5회초 2사 2루 득점기회가 날아갔다. 잘 맞았다 싶은 타구도 엔씨 시프트(변형 수비 대형)에 자주 걸렸다. 플렉센의 초반 구위가 좋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취 득점을 못 낸 것이 두산으로서는 아쉬웠다.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는 게 컸다.
두산은 8회초 무사 3루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4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다. 3차전 7회 때 점수를 낸 후로 19이닝 연속 무득점이다.
한편 이날 고척돔에는 수용 규모의 30%인 5100명이 입장해 매진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6차전부터는 수용 규모의 10%인 1670명만 입장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