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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친 정리해고 칼바람…야구의 겨울이 더 추워졌다

등록 2020-11-09 11:34수정 2020-12-18 09:24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코로나19로 각 구단 대규모 선수단 정리
정근우∙권혁∙정상호 등 은퇴 러시
FA 연봉 협상에서도 찬바람 일 듯
픽사베이.
픽사베이.

가을야구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막내 구단들 엔씨(NC) 다이노스와 케이티(kt) 위즈에 케이비오(KBO)리그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꾸는 두산까지 이야기도 아주 풍성하다. 하지만 잔칫집 뒷마당에서는 살벌한 칼바람이 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야구단이 직격탄을 맞아 여느 해보다 칼끝이 서슬 퍼렇다. 베테랑부터 갓 데뷔한 신인, 그리고 코치진까지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하위권 팀들은 일찌감치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유통∙관광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모그룹 자금 상황이 악화된 롯데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김상호, 김대륙 등 9명을 방출했다.

창단 첫 꼴찌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는 시즌 막판 김문호, 양성우 등 6명을 내보낸 뒤 최근에는 주장 이용규를 비롯해 최진행, 송광민, 안영명, 윤규진 등에게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기아 또한 유재신, 임기준 등 10명을 정리했고, 지난해 정규리그 2위에서 9위로 급추락한 에스케이는 박희수, 채태인, 김재현, 윤석민 등 11명을 내보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엘지도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여건욱, 문광은, 최재원 등 11명 선수가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된 선수들 중 박찬호(투수)는 올해 입단한 신인이었다. 엘지에서 자리가 없어진 정근우는 은퇴를 선언했다. 가을야구를 진행 중인 두산 또한 13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는데 이들 중 김승회, 권혁, 정상호도 선수 생활을 접는다. 기아는 김주찬을 자유계약으로 풀었다. ‘자유계약’이라고 하지만 실질적 방출이다.

은퇴가 아닌 이상 정리해고, 방출이 선수 생명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형우(KIA)도, 서건창(키움)도 방출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타 구단 재입단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선택의 폭이 좁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더믹 사태가 최소 내년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어서 야구단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야구단 긴축재정 때 제일 큰 타격을 입는 이들은 나이 든 선수와 신고선수(연습생)이다.

구단이 선수 한 명을 보유하는 데는 연봉 외에도 연간 2천만원가량이 소요된다고 한다. 관중수입 및 야구장 광고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게 가장 효과적인 운영비 절감일 수밖에 없다.

제한적 관중 입장으로 올해 10개 구단 관중 총수입은 45억2048만3900원에 그쳤다. 지난해(858억원)보다 20분의 1로 줄었다. 일례로 롯데는 이번 시즌 관중수입으로 총 5억2500만원을 벌었는데 이대호 연봉(25억원)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 관중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구장 내 물품 판매도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케이비오(KBO)리그는 정규 시즌을 완주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촉발된 프로 스포츠 산업 위기는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인 야구에서 대규모 실업 사태로 구체화하고 있다. 선수들과 더불어 직업을 잃는 코치들도 속출하고 있다. 시즌 뒤 열리는 스토브리그에서도 찬 기운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야구판에 닥치고 있다. 아니, 지금 도래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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