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스카이돔.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홈 어드밴티지도 없다. 장소도 올해 8경기밖에 뛰지 못한 돔구장이다. 구장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올해 가을야구이다.
KBO리그는 9일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고척돔 시리즈’에 들어간다.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졌고 때문에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는 고척 스카이돔에서만 치러진다. 추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1위 엔씨(NC) 다이노스부터 2위 케이티(KT) 위즈,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엘지(LG) 트윈스를 꺾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도 ‘돔구장’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고척돔은 잠실구장(경기당 평균 1.26개)에 이어 홈런이 제일 적게 나오는 구장이다. 올 시즌의 경우 경기당 평균 1.39개가 나왔다. 케이티 홈인 수원구장(1.96개)이나 엔씨의 홈인 창원구장(2.67개)과 차이가 많다. 때문에 장타보다는 단타 위주의 ‘발야구’가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 올해 심우준(35개)의 발을 앞세워 팀 도루 3위에 오른 케이티(106개)로서는 이런 점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 주루플레이로 엘지를 녹다운시킨 두산의 올 시즌 팀 도루는 88개였다.
두산으로서는 타격 4관왕(홈런·타점·득점·장타율)인 멜 로하스 주니어를 묶어야만 한다. 원래도 강한 로하스가 고척돔에서는 더 강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키움 히어로즈 투수였기는 했지만 올 시즌 고척돔에서 5할(0.517)이 넘는 타율을 뽐냈다. 홈런도 4개나 있었다. 로하스와 더불어 경계 1호인 강백호의 고척돔 타율은 0.316.
두산에서는 오재일이 고척돔에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고척돔 타율 0.441다. 시즌 타율(0.312)을 고려하면 꽤 살벌했다. 가뜩이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손맛까지 본 터다. 이외에도 최주환(0.367), 페르난데스(0.364)의 고척돔 성적이 좋았다.
고척돔 내야가 인조잔디라는 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타구 예측이 어려울 수 있다. 심재학 <엠비씨(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고척돔은 타구가 정말 빠르다. 그래서 키움의 경우 내야수들이 한 발씩 물러서서 수비했다”면서 “실책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두산의 경우 플렉센이나 알칸타라가 잠실구장의 이점을 살려 하이패스트볼을 마음껏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고척돔에서는 하이패스트볼을 마음껏 던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언터처블 투구를 보여준 플렉센은 올해 고척돔 등판 기록이 없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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