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이 홈런 3개를 허용하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4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팀이 12-7로 역전승하면서 패전은 면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 안방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홈런 3개를 포함해 6개의 안타를 맞고 5실점한 뒤 6회초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삼진 5개와 볼넷 2개도 기록했다. 투구수는 총 98개. 평균자책점(ERA)은 2.51에서 3.19로 올라갔다.

류현진은 1회초부터 연속 홈런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회초 루크 보이트와 에럭 힉스 두 타자 연속 몸쪽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0-2.

구속이 떨어지는 등 구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5㎞에 그쳐, 시즌 중 가장 낮았다. 직구 평균 구속도 시속 143㎞에 머물러, 올 시즌 평균 구속 145㎞에 못 미쳤다. 몸쪽 공으로 홈런을 두방 허용한 뒤, 자신의 주무기인 커트 패스트볼 구사율이 떨어지면서 볼배합에도 문제가 생겼다. 1루에서 3루 방향으로 부는 날씨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토론토 타자들은 엉성한 수비로 류현진의 컨디션을 흔들었다. 토론토 3루수 트레비스 쇼가 내야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2회에는 지난 경기에서도 실책을 범한 2루수 조너선 비야가 땅볼 처리에 실패했다. 류현진이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말 토론토가 연속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4회초 류현진은 세 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5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5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날 류현진의 피홈런 3개는 2013년 빅리그 진출 이래 7번째다.

토론토의 타선은 뒤늦게 터졌다. 대니 존슨이 만루홈런을 치는 등 6회말에만 대거 10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를 뒤집었다. 류현진은 패전 투수가 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통산 양키스전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한 류현진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다음부터는 잘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또 “내가 초반에 실점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동료들이 역전했다. 남은 양키스전도 한마음으로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