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로 등판한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꿈은 이뤄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6이닝 동안 무사사구·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감격스러운 첫승을 올렸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안방 경기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3탈삼진·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는 총 83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만큼 이날 김광현은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총 83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5개(66.3%)에 달했고, 사사구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제구를 뽐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세 번째, 선발로는 두 번째 등판 만에 빅리그 첫승을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전 경기 3.86에서 1.69로 낮아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고, 타자 앞에서 꺾이는 예리한 슬라이더가 제대로 먹혔다.
리그 초반,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야구 인생 처음으로 불펜 투수가 됐던 김광현은 팀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일부 선발진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지난 18일 원래 자리인 선발 투수로 복귀했다. 이번 승리로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김광현은 1회초 첫 타자 조이 보토를 풀 카운트까지 끌고 가는 승부 끝에 땅볼 아웃으로 잡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2회까지 6명의 타자를 상대로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이어갔다. 2회 신시내티의 강타자 제시 윙커(시즌 타율 0.328)를 예리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이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김선우 해설위원은 “상대 타선을 묶는 강력한 구위를 선발 투수로서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3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터진 토미 에드먼의 2타점 적시타로 김광현의 첫승을 지원했다.
김광현은 경기 뒤 인터뷰서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승리까지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구속이 생각한 것보다 나오지 않고 있지만, 차차 좋아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 매체들도 찬사를 보냈다. 〈엠엘비닷컴〉은 “김광현이 6이닝 동안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빅리그 첫승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이 6회까지 편안하게 던졌다. 그의 빠른 투구 템포 덕분에 경기 시간은 2시간15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FP 연합뉴스
한편, 같은 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무사사구·6탈삼진·1실점하는 투구를 펼치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총 투구수는 94개. 평균자책점도 3.46에서 3.19로 낮아졌다. 승패없이 물러났고, 팀은 연장에서 1-2로 패했다.
경기 뒤 류현진은 인터뷰를 통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제구도 초반보다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