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역투하고 있다. 버펄로/AP 연합뉴스
9회초 투아웃 터진 3점 홈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두 번째 승리도 순간 날아갔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안방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는 등 호투했지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9회초 투아웃에 불펜진이 얻어맞은 3점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선발로 나온 류현진은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펼치며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임시 홈구장 개막전이었지만, 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2회초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일격을 당한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프란시스코 세르벨리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고, 루이스 브린슨과 로건 포사이드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초 1사 1, 2루 위기는 병살타로 풀어냈고, 6회초까지 절묘한 컨트롤로 상대 강타선을 무력화했다.
침묵하던 토론토 타선도 6회말 폭발했다. 대니 젠슨, 캐번 비지오가 연속 2루타를 때리며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보 비셋이 마이애미 우완 선발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3-1 리드. 토론토는 7회 추가점을 터뜨리며 4-1로 달아났다. 류현진의 시즌 두 번째 승리가 눈 앞에 다가온 듯 했다.
하지만 야구는 쉽사리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9회초 마무리 투수 배스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그는 2루타와 볼넷으로 2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고,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3볼 상황에서 스리런 홈런까지 얻어 맞았다. 4-4 동점.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두 팀은 10회부터 주자를 2루에 놓고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로 벼랑 끝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토론토의 5-4 신승. 팀은 승리했지만, 승수 추가를 놓친 류현진에겐 아쉬운 경기였다.
다만 류현진은 명실상부 팀 에이스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시즌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지만,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비스와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4.05까지 떨어졌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경기 뒤 현지 매체와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