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오(KBO) 프로야구 전통의 라이벌 기아와 엘지(LG)가 3주 연속 맞붙는 혈투가 시작됐다.
양 팀은 4일부터 광주에서 3연전, 11일∼13일 서울 3연전, 18일∼19일 다시 서울에서 2연전 등 총 8경기를 치른다. 4위 엘지와 5위 기아의 차이가 1경기에 불과한 박빙의 상황에서 이뤄지는 절체절명의 대결이다.
우선은 선발 싸움이다. 엘지는 이날 타일러 윌슨(5승), 이민호(2승), 임찬규(7승) 순으로 선발진을 짰다. 기아의 맞불 카드는 이민우(4승), 양현종(6승), 에런 브룩스(6승)다. 이름값으로 보면 기아의 우세지만, 양현종의 최근 부진 상황이 변수로 남는다.
방망이는 엘지가 세다. 지난달 28일 에스케이전에서 24점을 뽑았던 것처럼 채은성·라모스·김현수 등 중심 타선에 불이 붙었다.
승부의 관건은 불펜진에 달렸다. 기아는 최근 마무리 문경찬이 컨디션 난조인데다, 박준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베테랑 홍상삼이 튼실한 허리로 가세했고, 평균자책점 1.65의 전상현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다.
정우영, 고우석 필승조가 버티는 엘지는 최근 기량이 급상승 중인 이정용(24)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류중일 감독은 “필승조는 필승조인데, 선발 다음에 던지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중간계투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안치용 해설위원은 “엘지의 타선과, 기아의 마운드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향후 일정도 치열한 4위 싸움의 변수다. 엘지는 기아와 8연전 도중 키움, 엔씨(NC) 등 강팀과 주말 3연전을 펼쳐야 한다. 반면 기아는 주말에 엔씨, 에스케이(SK)와 만난 뒤 다시 엘지와 붙는다. 엘지는 엔씨와 키움에 올 시즌 열세고, 기아는 엔씨와 에스케이에 박빙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폭우와 폭염이라는 중대한 변수가 남아 있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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