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22·LG 트윈스)과 이영하(22·두산 베어스)는 선린인터넷고 동기동창이다. 고 3때이던 2015년 제69회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김대현이 선발, 이영하가 구원 등판해 대구 상원고 막강 타선을 압도하며 팀에 35년 만에 우승을 안겼다. 이 대회에서 김대현은 3승으로 최우수선수상을, 이영하는 2승으로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2016년 신인선수 선발에서 우선 순위권을 가진 두산은 이영하를 1차 지명했고, 이어 엘지 역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김대현을 택했다. 프로에서는 명암이 갈렸다. 이영하가 지난해부터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으며 2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올 시즌도 11승4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중이다. 반면 김대현은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2017년 5승(7패), 지난해 2승(10패)에 그쳤다.
그런데 김대현이 최근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맹활약중이다. 21일 잠실 기아(KIA) 타이거즈전에서는 2-3으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에 등판해 불을 끄는 등 3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6-4 역전승에 기여했다. 자신은 시즌 5승(4패)째를 챙겼다. 김대현은 8월 들어 9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13⅔이닝 동안 5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1.32로 호투했다. 8월에만 3승을 챙겼다.
김대현은 21일 경기 뒤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냥 운이 따르는 것 같다. 팀이 잘 풀리니 나도 조금 풀리는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이어 “(전반기 부진할 때는) 괴로워서 야구장 빼고는 집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강아지와 산책 정도는 한다”고 했다.
김대현은 지난해 8월, 이영하와의 선발 맞대결 뒤 “(이)영하가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다. 선의의 라이벌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대현이 거듭나면서 이영하와의 라이벌 대결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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