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상품 판매는 경기 승패와 관련이 깊다. 한 구단 관계자는 “극적으로 승리했을 경우 경기 뒤 상품 매출이 5배 가량 껑충 뛰기도 한다”고 했다. 프로야구 굿즈 중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역시 유니폼이다. 구단들이 스타워즈(LG), 도라에몽(롯데), ‘위 베어 베어스’(두산), 피카츄(SK) 등의 인기 캐릭터를 차용하는 여러 종류의 ‘얼트(대안) 유니폼’을 선보이는 이유다. 그렇다면 각 10개 구단별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유니폼은 무엇일까.
일단 최근 급상승세로 3위까지 노리고 있는 롯데는
이대호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린다. 해외 진출 뒤 6년 만의 팀 복귀여서 수요자가 많다. 이대호처럼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의 유니폼이 잘 팔리는데
이승엽(삼성),
박용택(LG),
김태균(한화),
최정(SK)의 유니폼이 그렇다. 엘지 마케팅 관계자는 “박용택과 오지환 유니폼이 제일 많이 팔렸는데 박용택이 조금 더 인기가 있었다”고 했다. 김태균의 경우는 한미일 야구 신기록인 86경기 연속 출루 때 유니폼 구매자가 많았다고 한다. 9구단 엔씨(NC)는
나성범, 10구단 케이티(kt)는
이대형이 최고 인기 선수였다.
두산은
박건우가 구단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박건우는 올해 타율 0.365로 당당히 타격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김현수가 미국에 진출한 뒤 실력으로 외야 붙박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그 인기까지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넥센은 신인왕을 일찌감치 예약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이정후는 이승엽의 고척 스카이돔 은퇴투어 때 마련된 넥센의 ‘36번 헌정 유니폼’ 경매에서 최고가(600만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아의 유니폼 판매 1위 선수는 누구일까. 삼성에서 이적해 올해 처음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일 것이라고 짐작하겠으나 아니다. 올 시즌 ‘작은 거인’의 매서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김선빈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렸다. 작은 체구에도 악바리 정신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타격 1위(0.383)를 질주 중인 그의 모습을 보고 타이거즈 팬들의 마음이 강하게 움직였다. 군 복무 2년 동안의 기다림이 투영됐다고도 할 수 있다. 김선빈에 이어 최형우, 양현종 순으로 유니폼이 많이 팔렸다고 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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