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 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1라운드 대만과 경기 10회초 2사 1루에서 좌중월 투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1라운드 대만과 마지막 경기 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투수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류현진, 김광현 이후 10년 동안 상대가 두려워할 만한 투수가 안 나왔다. 야구는 투수가 강해야 뭐든지 할 수 있다. 프리미어 12(2015년 11월) 때도 우완 선발이 없어서 고생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대회 본선 잔류가 걸린 이날 경기에서도 투수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선발 전원 안타가 터지는 등 그동안 19이닝 1득점의 빈공을 보였던 타선이 터지면서 4회초까지 대거 8득점을 했다. 1번 민병헌, 7번 최형우 등으로 변경한 선발 라인업이 각성하며 여유로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투수진이 버텨주지 못했다.
선발 양현종이 3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4회말 심창민이 1사1루에서 린저쉬안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추가점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차우찬마저 6회말 2사 1·2루에서 연타를 맞으며 8-7까지 추격을 당했다. 7회말 2사 2루에선 장시환이 천융지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8-8 동점.
9회말 무사 2루 끝내기 위기에서 오승환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끈 한국은 10회초 오재원·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 때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뜬공이 나오며 8-8의 균형을 깼다.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이날 감기몸살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대타 김태균이 좌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균의 ‘한 방’은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오승환이 10회말을 완벽하게 매조지하며 승리(11-8)를 거둔 한국은 세계야구클래식 예선 강등은 피했다. 그러나 홈에서 처음 열린 대회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1승2패)을 기록하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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