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 6년 만에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빅보이’ 이대호(35)가 올 시즌 받는 연봉이다. 케이비오(KBO)리그 역대 최고액이다.
롯데는 지난주 자유계약(FA) 신분인 이대호와 계약하면서 총액 150억원(4년)만 발표하고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연봉이나 계약금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겨레> 확인 결과, 이대호는 올해 연봉으로만 25억원을 받는다. 외국인 선수 포함, 명실공히 리그 최고연봉 선수가 됐다. 이대호는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5억엔(50억원)의 연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시즌 토종 선수 연봉킹은 김태균(35·한화)으로 16억원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올해 두산과 총액 210만달러(24억4700만원)에 재계약했다. 연봉 25억원은 축구 등 4대 프로스포츠 종목들 중에서도 최고 몸값이다. 일본, 미국 무대를 거쳐 국내에 복귀한 이대호는 전날(30일) 열린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남들보다 2배는 더 운동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선동열(해태)이 1993년 최초로 연봉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정민태(현대)가 2000년에 연봉 3억원(3억1000만원)을 돌파했고, 이승엽(삼성)은 2003년 리그 최초로 6억원대 연봉(6억3000만원)을 받았다. 2012년 김태균은 일본 리그에서 한화로 복귀하면서 연봉 15억원에 계약해 최초로 프로야구 10억원대 연봉 시대를 열어젖혔다. 당시 계약금이 연봉에 반영되면서 전년도 최고연봉(2011년 두산 김동주· 7억원)에서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후 김태균은 5시즌 연속 리그 최고연봉 선수(외국인 선수 제외)로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동갑내기인 이대호에게 내주게 됐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케이비오리그 사상 최초로 20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며 리그 대표 타자로 자리잡게 됐다.
이대호는 2001년 투수로 롯데에 프로 입단한 뒤 타자로 전향해 일본 진출 전(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2010년 프로야구 최초로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 정상에 오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비공식 기록이기는 하지만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일본 리그에서는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하며 4시즌 동안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2015 시즌에는 한국 선수 최초로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꿈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하고 스프링캠프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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