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휴식을 취한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즌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두산(호주 시드니)·넥센(미국 애리조나)·삼성(괌)·롯데(미국 애리조나)는 30일 전지훈련지로 출국했고, 엔씨(애리조나 투산)·기아(일본 오키나와)·케이티(미국 애리조나)·한화(일본 오키나와)는 31일, 그리고 엘지(미국 애리조나)와 에스케이(미국 플로리다)는 2월1일 장도에 오른다. 10개 구단 사령탑들이 생각하는 2017 스프링캠프 주요 테마는 무엇일까.
■
컨디셔닝 강화 올해 스프링캠프는 12월, 1월 비활동 기간 단체훈련에 대한 제재 때문에 예년에 비해 15일가량 늦어졌다. 선수들마다 국내외에서 개인훈련을 이어왔으나 체계적인 훈련에 대한 의구심은 있다.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양상문 엘지 감독은 “단체훈련을 하다 보면 안 만들어진 몸으로 남들처럼 하기 위해 과하게 욕심을 내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올해는 단 한 명의 부상 선수 없이 캠프에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한화는 올해 컨디셔닝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팀에 부상자도 많고 수술한 선수도 많다. 부상을 방지하고자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해 컨디셔닝 훈련을 하루 1시간30분~2시간 정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 또한 “미국 훈련 기간이 짧아져서 체력훈련을 병행하면서 2차 전훈지(오키나와)로 넘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가 30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호주로 전지훈련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
투수력 최우선 점검 작년 시즌에도 타고투저는 이어졌으나 결국엔 1, 2선발이 안정된 팀이 가을야구를 했다. 감독들의 온 신경도 투수력 점검에 쏠려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송승준(수술), 홍성민(군 입대) 등 1군 자원 4명이 빠지는 상황이다.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 등 어린 선수들이 캠프 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했다. 김진욱 케이티 감독 또한 “투수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엄상백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고, 김성근 감독은 아예 “야수는 일본인 인스트럭터 2명에게 맡기고 훈련 기간 불펜 쪽 투수 파트에서 하루 종일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상우·한현희·김택형·강윤구 등 투수 전력이 대거 캠프 명단에서 빠진 장정석 감독도 “투수 쪽에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했다. 통합우승 전력이 그대로인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 “캠프 동안 5선발을 만들 생각이고, 함덕주·김강률 등 중간계투로 뛰어야 할 선수들을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
창의력·능동의 야구 김기태 기아 감독은 캠프 동안 “능동의 야구”를 강조했다. ‘몸’이 아닌 ‘머리’로 하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문하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이나 김진욱 감독도 비슷하다. 양상문 감독은 “작년에 처음 풀타임을 뛴 선수들이 많아서 올해는 이를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진루타, 득점타는 훈련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어야 한다. 작년에 주루플레이 미스가 많이 나왔는데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훈련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개별 선수의 강점·약점 데이터를 갖고 일대일의 맞춤형 훈련을 준비 중인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존에 해왔던 훈련 방법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그래야 창의력이 생기고 야구를 좀더 깊이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승엽(왼쪽 넷째) 등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지훈련을 위해 괌으로 출국하기 전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 소속 선수 20여명은 이미 괌에서 개인훈련 중이어서 이날 출국 인원이 적었다. 삼성은 괌에서 2월1일부터 11일까지 훈련한 뒤 12일 일시 귀국했다가 2차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게 된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 제공
■
소통의 캠프 작년 시즌 뒤 새롭게 사령탑으로 부임한 감독들은 ‘소통’을 재차 강조한다. 팀플레이 위주의 훈련을 피력한 트레이 힐먼 에스케이 감독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 코치들과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고, 김한수 삼성 감독 또한 “믿음이 제일 중요하니까 선수 간, 코칭스태프 간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작년 엔씨와 3번째 계약을 한 김경문 감독은 “팀 제2 창단의 마음으로 캠프를 꾸릴 생각”이라고 했다. 이호준·손시헌·이종욱 등 베테랑들을 캠프 명단에서 제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감독은 “어떤 한 선수가 팀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전체 마음을 팀 안으로 모으는 캠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