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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징계 미이행 오승환 발탁…KBO의 주먹구구 행정 유감

등록 2017-01-11 14:32수정 2017-01-11 22:19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야구〕
김인식 감독(오른쪽)이  1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예비소집에서 선동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식 감독(오른쪽)이 1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예비소집에서 선동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원정도박 물의에 따른 징계 미이행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논란 끝에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표팀 선수로 11일 발탁됐다. 이미 예상했던 바다. 약화된 대표팀 전력 때문에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의 성적 앞에 원칙이나 형평성은 무시됐다. 후폭풍은 오롯이 김 감독이,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감내해야 할 몫이다. ‘국가대표=봉사’라는 인식과 성적 지상주의가 유지되는 한 이와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 야구위 행정은 주먹구구식이었다. ‘이대은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야구위 규약 107조 ①항에는 ‘신인 선수 중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이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의 당해 선수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간 케이비오 소속 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돼 있다. 2015년 말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갔던 김선기가 관련 규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상무에 입단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것을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게 되자, ‘해외 진출 뒤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무,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선수는 케이비오 퓨처스리그 출장 자격이 제한된다’며 규정을 일부 손봤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같은 처지의 이대은(경찰청 입대 예정)이 한창 군 입대로 입길에 오르자 부랴부랴 다시 ‘케이비오 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세계야구클래식, 프리미어 12, 올림픽, 아시아경기 등 야구위가 정한 국제대회에 참가해 국가대표로 활동한 경우 상무나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케이비오 퓨처스리그에서 출장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특별법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대은의 2015 프리미어 12 우승 기여도는 인정하지만 ‘이대은 특별법’은 당장의 사안을 두고 급조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 야구판을 달군 승부조작 건만 해도 그렇다. 야구위는 승부조작 선수를 영구 제명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는 있으나 승부조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될 수밖에 없는 구단에 대한 제재는 아직도 미미하다. 2012년 이미 한 차례 승부조작을 경험했어도 그렇다. 제150조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에서 야구위가 취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경고나 1억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뿐이다. 제명 방안이 있으나 구단 해체는 구단이 적극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을 때만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다. 엔씨(NC) 구단 관계자가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해당 구단에는 경고나 1억원 이상의 제재금 정도로밖에 징계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프로축구연맹이 구단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건넨 사안만으로도 전북 현대의 정규리그 승점 9점을 감점한 것과 비교하면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다. 승부조작이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개인, 구단 모두에 더욱 강력한 제재 방안이 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들리는 소식은 없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넘어섰다. 하지만 야구위 행정은 일이 터지면 그제야 수습에 급급한 무책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김선기도 그랬고, 이대은도 그랬다. 오승환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발탁 문제가 터지기 전에 사안을 점검해 오승환의 징계 관련 사항을 어떻게든 정리했어야 한다. 그럼 이제, 오승환은 대표팀은 예외로 두고 향후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국내 복귀 때 72경기 출장정지를 당해야 하는 것인가. 과연 그때는 징계에 정당성이 생길까. 800만 관중에 걸맞은, 원칙과 소신 있는 야구위 행정을 보고 싶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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