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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한 방’ 삼성은 잊어라…‘한 루’ 더 가는 야구 하겠다

등록 2016-12-22 17:36수정 2016-12-22 21:19

발톱 빠진 사자군단 김한수 초보감독
전성기 때 선수 다 끌어모으고 싶은 심정
어쩌겠나, 제2의 최형우 키워내야지…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최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포즈를 취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최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포즈를 취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형우도 없고, (차)우찬이도 없고….”

김한수(45)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요즘 제일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삼성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투타 중심을 모두 잃었다. 예전 삼성을 생각하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초보감독 앞에 닥쳤다. 올해 역대 최악의 성적(9위·승률 0.455)을 냈는데 내년 시즌 전력은 더 약화됐다. 삼성 전력이 역대급으로 약해졌을 때 사령탑 데뷔를 하게 됐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진짜 삼성 전성기 때 선수들 다 모으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나 박석민(NC)까지 다 생각나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2의 최형우, 제2의 오승환을 만들어 봐야지요.”

사실 삼성 차기 감독으로 정해졌을 때부터 이틀 동안 잠을 설친 터였다. 최근 <한겨레>와 만난 김한수 감독은 “선수 시절 성적 부진 때문에 일주일 동안 불면증에 걸렸던 이후로 잠을 못 이룬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돌아봤다. 최근에도 밤잠을 설치는 게 잦아졌다. “이른 시기에 감독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던” 터라 부담이 더 많다. 가뜩이나 차우찬의 경우 일본 마무리훈련 도중 잠깐 귀국해 직접 만나서 팀 잔류를 설득했는데도 놓쳤다. 그래도 김 감독은 “전력이 어떻든 힘든 것은 매한가지”라며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만들어봐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다행히 프로 데뷔 때부터 코치 시절까지 한 팀에서만 계속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과 말도 잘 통할 것 같고, 문제가 생겨도 대화로 잘 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있다.

김 감독이 꼽는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삼성의 올해 성적 난조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대체선수까지 포함해 외국인 투수 4명이 한 시즌 동안 거둔 승수가 6승에 불과했다. 외국인 타자(발디리스) 또한 타율 0.266, 8홈런, 33타점의 성적을 냈을 뿐이다. 김 감독은 “비록 타격코치 신분이기는 했으나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며 “선발 로테이션상 외국인 투수가 30경기에 선발 등판했을때 팀은 20~22승을 거둬야만 4강 싸움이 될 것 같다는 계산이 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차우찬까지 빠졌으니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정인욱, 최충연까지 포함해서 6~7선발까지는 준비해 놔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삼성은 현재 큰 키(204㎝)를 자랑하는 우완투수 앤서니 레나도 영입을 끝냈고 나머지 2명은 계속 물색중이다.

최형우가 기아로 이적하면서 내년 시즌 팀 컬러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김 감독은 “기존의 삼성 야구와는 다른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큰 것 ‘한 방’은 외국인 타자와 이승엽에게 맡기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를 추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재걸 코치가 1루 주루코치로 보직을 옮겨 도루·주루 플레이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김 감독은 “김재걸 코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졌다. 박해민, 김상수, 구자욱 등 빠른 선수를 앞 타순에 배치해 상대 투수를 압박하면서 짧은 안타를 치더라도 한 베이스를 더 움직이는 빠른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삼성 선수들에게는 “2월 시작할 때 경기할 수 있는 몸을 비활동기간(12~1월)에 만들고 와야 한다”는 주문을 해뒀다. 1차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연습경기를 2~3차례 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김한수 감독은 “개개인의 경쟁력이 모여야만 이길 수 있는 팀이 된다”며 “선수 때도 경기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즌을 길게 보고는 했다. 감독이 돼서도 똑같을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시절 ‘소리 없는 강자’라는 말을 들었던 김한수 감독. 발톱 빠진 사자군단의 ‘다른’ 야구를 향한 그의 정중동 행보를 지켜볼 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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