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총액 100억원에 계약한 최형우. 연합뉴스
프로야구 자유계약(FA)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기아(KIA) 타이거즈는 24일 오후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외야수 최형우(33)와 4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00억원은 종전 에프에이 최고 계약인 96억원(NC 박석민)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최형우는 계약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00억원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라면서 “좋은 대우로 영입해준 기아를 위해 꾸준한 활약으로 보답하겠다. 언제나 30홈런·100타점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2005시즌 뒤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군(경찰청) 입대와 함께 외야수로 변신해 와신상담하면서 2007시즌에는 도루 부문을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퓨처스(2군) 1위에 올랐고 그 뒤 삼성에 재입단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의 기록으로 2008시즌 신인왕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138경기에 출장해 519타수 195안타, 타율 0.376, 144타점의 성적을 올려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경쟁했으나 팀 성적이 안 좋아 밀렸다. 프로 11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314,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
삼성은 4번 타자 최형우를 붙잡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기아가 제시한 금액 이상을 보장해 줄 수는 없었다. 야구계 안팎에는 최형우의 순수 보장액이 100억원이고 발표되지 않은 플러스 옵션까지 포함하면 최대 130억원까지 총액이 올라갈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최형우 또한 평소 “120억원을 받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던 터. 최근 구단들은 외국인선수와 에프에이 선수의 계약에 대해 플러스 옵션을 빼고 순수보장액만 발표하는 추세다. ‘몸값 거품’에 대한 비난 여론을 미리 차단하기 위함이다.
최형우가 기아로 둥지를 옮기면서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등 시장에 남은 대형 에프에이 투수들의 향후 진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국외 진출을 우선으로 두고 에프에이 협상에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소속 팀들도 국외 구단 협상 등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