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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주식 시장보다 더 흥미진진한 FA시장

등록 2016-11-11 15:28수정 2016-11-11 15:47

[아하스포츠] FA 계약 천태만상
감독 교체로 30억원 계약 놓친 ㄱ선수
다른 구단 감독 뒷통수 친 ㄴ선수
원소속 구단 제시액보다
적은 금액에 이적한 ㄹ선수
FA 시장은 요지경
자유계약(FA) 최고 몸값(4년 96억원)을 자랑하는 박석민(NC). 그러나 박석민이 최고몸값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연합뉴스
자유계약(FA) 최고 몸값(4년 96억원)을 자랑하는 박석민(NC). 그러나 박석민이 최고몸값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연합뉴스
#ㄱ선수는 에프에이(FA)계약을 앞두고 자신만만했다. 이미 특정 구단으로부터 30억원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그는 아주 당당했다. 원소속 구단이 제시한 액수는 10억원대 후반. 30억원을 보장 받았으니 콧방위만 끼고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그런데 웬걸. 특정 구단의 감독이 바뀌었다. 자연스레 30억원도 없던 얘기가 됐다. 협상 테이블에서 보인 거만한 태도 때문에 이미 원소속 구단은 ‘남의 선수’로 취급할 뿐.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ㄱ선수는 원소속 구단이 제시한 한 자릿수 계약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에프에이를 앞두고 있던 ㄴ선수는 특정 구단 ㄷ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야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선수의 읍소에 ㄷ감독은 프런트에 얘기를 해서 ㄴ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금액까지 거의 책정이 된 상황. 그런데 에프에이 계약이 다가오니 ㄴ선수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았다. ㄷ감독의 전화를 아예 피했다. 그리고 며칠 뒤 ㄴ선수가 다른 구단과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ㄷ감독은 황당해서 불같이 화를 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ㄹ선수는 원소속 구단과 계약 마지막 날 0시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협상액은 계속 올라갔고 마지막으로 3년 14억원까지 나왔다. 하지만 ㄹ선수는 끝내 도장을 찍지 않았다. 다음날 다른 구단에서 ㄹ선수의 영입을 발표했다. 금액은 4년 14억원. 초등학생이 봐도 이해가 안되는 계약이었다. 이 때문에 “ㄹ선수가 이미 다른 구단과 계약을 끝낸 상황이 아니었겠냐”는 말이 오갔다. ㄹ선수 외에도 원 소속구단이 부른 액수보다 적은 금액에 타구단으로 이적한 사례는 꽤 된다. 금액을 축소해 발표한 것이 아니라면 탬퍼링(사전 접촉) 금지사항을 어겼다는 얘기가 된다.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시장이 11일부터 시작됐다. 올해부터 프로야구는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기간이 없어지면서 10개 팀들의 눈치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선수들은 자유롭게 원소속구단과 다른 구단들이 제시하는 액수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원소속구단보다 무조건 10억 더 얹어줄게”라는 말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이제 에프에이 시장에는 구단 간의 눈치싸움과 선수의 저울질만 남았다. 저울질을 잘못하면 ㄱ선수처럼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다. 차후를 생각하면 ㄴ선수처럼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동도 안 된다. ㄹ선수처럼 섣부른 판단은 후회만 남는다. 다른 선수의 계약 상황에 따라 몸값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이만하면 주식시장보다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에프에이 첫 100억원 돌파’가 올해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이지만 이미 6년 계약으로 총액 기준 100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둘 이상 있다는 게 야구판의 정설이다. 구단이나 선수나 여론을 고려하면 ‘100억원’이라는 금액은 부담스런 액수여서 세금, 옵션 등을 제하고 축소 발표를 택한 것. 누구도 믿지 못하고, 누구를 믿어서도 안 되는 프로야구 에프에이 시장. 올해는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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