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오른쪽)이 31일(한국시각)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3-2로 꺾은 뒤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와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시카고/EPA 연합뉴스
100년이 넘은 기다림을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었다. 가뜩이나 장소가 홈구장 리글리 필드였다. 그것도 올해 마지막 홈경기. 선발 존 레스터나 일찍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아롤디스 차프만이나 혼신의 투구를 보여줬다. 야수들은 호수비 열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1승3패의 벼랑 끝 승부에서 기사회생하는 순간, 파란 물결의 리글리 필드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1945년 이후 71년 만에 리글리 필드에서 거두는 월드시리즈 승리에 선수도, 팬도 얼싸안았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는 31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레스터의 호투(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를 앞세워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또다시 ‘염소의 저주’에 무릎 꿇을 뻔했던 컵스는 2승(3패)을 올리며 시리즈를 6차전까지 끌고 갔다. 월드시리즈 1승3패 패전의 위기에서 탈출한 사례는 198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31년 만이다.
선취점은 68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둔 클리블랜드가 냈다. 호세 라미레스가 2회초 레스터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날렸다. 하지만 컵스는 4회말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고 애디슨 러셀의 내야 안타와 데이비드 로스의 외야 희생뜬공으로 3-1로 달아났다. 6회초 프란시스코 린도르(클리블랜드)의 적시타로 1점을 내주며 3-2로 쫓긴 컵스는 7회초 1사 2루에서 차프만을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조 매든 컵스 감독의 ‘올인 전략’이었다. 차프만은 2⅔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봉쇄했다. 컵스는 2회초 1루수 앤서니 리조가 포수 로스가 놓친 파울공을 옆에서 받아내고 3회초에는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가 담장을 타고 올라 파울 타구를 낚아채는 등의 호수비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클리블랜드는 포스트시즌 동안 선취 득점한 8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으나 컵스의 집중력이 발휘된 이날 경기에서는 선취점의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6, 7차전(11월2, 3일)은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다. 1979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196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은 1승3패의 막다른 골목에서 원정 6, 7차전을 이기고 3연승으로 극적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컵스는 과연 1979년의 피츠버그가 될 수 있을까.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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