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엔씨, 두산 선수들이 포즈를 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석민, 이호준, 김경문 감독(이상 엔씨), 김태형 감독, 김재호, 유희관(이상 두산). 연합뉴스
“쉬는 기간 준비를 잘했다. 2연패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2등을 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2등 타이틀을 벗겨보고 싶다.”(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
정규리그 1, 2위가 맞붙는 2016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두산의 김태형 감독이나 경기조작·음주운전 등의 파문을 딛고 엔씨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경문 감독 모두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을 향한 간절한 열망을 드러냈다. 선수 시절부터 코치 때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경험했던 이들은 이제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두 팀으로서는 1년 만의 가을야구 맞대결이다. 지난해에는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엔씨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을 제압하고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김경문 엔씨 감독은 “작년 마지막 경기가 생각난다”며 “작년에 두산에 진 기억이 있으니 올해는 설욕하도록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그동안 8차례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우승은 아직까지 없다. 엔씨 베테랑 이호준은 “그동안 한국시리즈를 티브이로만 시청하면서 가슴에 뭉클한 것을 묻고만 있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풀고 싶다”며 “엔씨 창단 첫 우승 멤버에 내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두산도 기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감독 경력이 짧아서 2연패 욕심이 더 크다”고 했고, 두산 선발진 ‘판타스틱 4’ 중 한명인 유희관은 “시즌 때처럼만 하면 잘될 것이다. 선발 4명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서 초반에 단추를 잘 끼워서 마산구장으로 내려가고 싶다”고 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시즌 70승을 합작해낸 두산 선발진을 일컫는 ‘판타스틱 4’(니퍼트-보우덴-유희관-장원준)와 시즌 115홈런을 뽑아낸 엔씨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의 힘겨루기로 대표된다. 두산 주장 김재호는 이에 대해 “엔씨의 공격력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발투수 4명은 리그 최강”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호준은 “판타스틱 4가 대단한 투수들이어서 볼을 건드리면 그만큼 투구수가 적어지니까 볼을 안 치려고 노력 중이다. (상대 포수) 양의지의 볼배합도 계속 연구 중”이라고 했다. 박석민은 “4명도 사람이니까 실투를 던질 것이고 그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9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재크 스튜어트(NC)다. 니퍼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5경기 26⅔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니퍼트의 가을야구 실점 순간은 또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스튜어트는 올해 엘지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등판해 7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스튜어트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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