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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만화 찢고 나왔나요?

등록 2016-10-17 15:49수정 2016-10-17 21:39

미국 커쇼, NL챔피언십 2차전 완벽투
디비전시리즈 최종전 세이브 뒤
이틀 쉬고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일본 오타니, 시속 165㎞ 강속구
상대 타자 “그런공 난생 처음 봤다”
포스트시즌서도 ‘투타 겸업’
엘에이(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가 17일(한국시각)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시카고 컵스 타선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시카고/EPA 연합뉴스
엘에이(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가 17일(한국시각)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시카고 컵스 타선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시카고/EPA 연합뉴스
‘원맨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7일(한국시각) 미국프로야구(MLB) 엘에이(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을 빗대 표현한 문구다. ‘원맨’은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28)를 칭한다.

커쇼는 이날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시카고 컵스 타선을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12일·선발), 5차전(14일·마무리)에 이어 엿새 동안 3차례 등판했는데도 4⅔이닝 동안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는 괴력을 발휘했다. 다저스는 커쇼의 호투와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2회 솔로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커쇼가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4승)했다. 그렇다면 커쇼가 등판하지 않은 날은? 전패(3패)를 이어가고 있다. 가히 ‘원맨쇼’라고 불릴 만하다. 팀 동료들이 “커쇼는 정말 굉장하다”(곤살레스)거나 “커쇼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체이스 어틀리)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커쇼는 정규리그 동안 허리통증 때문에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는데도 12승4패, 평균자책점 1.69의 성적을 올렸다. 올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2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는 지구 최고의 투수”라고 칭찬했다.

16일 경기 전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의 모습. 닛폰햄 파이터스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16일 경기 전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의 모습. 닛폰햄 파이터스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에 커쇼가 있다면 일본에는 투타 겸업 중인 오타니 쇼헤이(22·닛폰햄 파이터스)가 가을 그라운드를 붉게 만들고 있다.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클라이맥스 파이널 스테이지 5차전에서 팀이 7-4로 앞선 9회초 마무리로 등판해 시속 165㎞의 강속구를 뽐내며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4년 만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시속 165㎞는 자신이 보유한 일본 최고 구속(164㎞)을 뛰어넘는 기록. 오타니의 공을 상대한 혼다 유이치(소프트뱅크)는 “그런 공 속도는 난생처음 봤다. 그저 삼진아웃이 안 되기만을 바랐다”고 했다. 1차전(13일)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오타니는 이날 경기를 매조지하기 전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정규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에서도 투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는 투수로서는 2경기 8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지명타자로서는 16타수 3안타(0.188)를 기록 중이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일본시리즈에서도 1차전(22일) 선발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니의 팀 동료인 나카타 쇼는 “오타니가 치고 던지는 것을 보면 우리의 훈련이 참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타니는 정말 멋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엘지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초 2사 3루 때 넥센 히어로즈 김지수를 삼진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초 2사 3루 때 넥센 히어로즈 김지수를 삼진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가을야구를 휘어잡고 있는 두 명의 투수가 있다. 엘지(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32)와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37)이다. 허프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투수(7이닝 1실점)가 되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 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14이닝 3자책)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몸쪽을 찌르는 속구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만으로도 상대 타자들의 혼을 빼놨다.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초 1사 1루 때 엘지 트윈스 정상호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헤켄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초 1사 1루 때 엘지 트윈스 정상호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에 허프가 있다면 넥센에는 밴헤켄이 있다. 밴헤켄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등판해 명불허전의 포크볼로 타자들을 공략하면서 7⅔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묶었다. 안방에서 1차전을 내주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넥센에 희망을 주는 투구였다. 허프와 밴헤켄 모두 올 시즌 중반 이후 팀에 합류한 공통점이 있다. 비록 합류는 늦었으나 가을야구는 그들의 손끝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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