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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전설로 가는 ‘왼팔’의 사자, 이승엽

등록 2016-08-27 06:02수정 2016-08-27 06:02

삼성 이승엽이 2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전 2회말 무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 타점으로 KBO 통산 최초 1390타점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승엽이 2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전 2회말 무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이 타점으로 KBO 통산 최초 1390타점을 기록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중학 3학년부터 왼 팔꿈치가 많이 아팠다. “아프다”고 말하면 야구를 그만두라고 할까봐 동네 약국에서 몰래 진통제를 사먹었다. 경기 전날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로 입단 뒤 팔꿈치 수술을 받을 때까지는 그랬다. “야구가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때부터 그렇게 버텨온 그의 왼팔은 지금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케이비오(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기록(26일 현재 1390타점)을 경신했고 사상 첫 한·일 통산 600개 홈런도 앞두고 있다. 26일까지 통산 1990안타를 때려낸 그는, 올 시즌 2000안타도 바라보고 있다. 3년 전부터 그는 입버릇처럼 “2000안타는 치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홈런타자 뿐만이 아니라 교타자로서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라고 하겠다. ‘국민타자’,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승엽(40·삼성 라이온즈) 얘기다.

일본리그에서 8년을 보냈지만 그는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자랑한다. 2012년 복귀 뒤 한 시즌(2013년 타율 0.253, 홈런 13개)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홈런 또한 20개 이상을 때려내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올해 2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초라하지 않은 은퇴를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른다.

이승엽은 지금 “나 스스로 살기 위해서”, “못하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열 받아서 그런 기분을 안 느끼고 싶어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야구장에 도착해 연습하고 또 한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매해 자신의 몸상태 변화에 맞춰 “조금 더 빠르고 간결한 스윙”을 고민한다. 과거의 영광 때문에 베테랑이라고 예우를 받는 것은 싫다. 그는 “야구는 나이가 아니라 실력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베테랑의 길을 제시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을 비롯해 프로 감독들이 한 목소리로 “후배들이 이승엽을 본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이 선수 생활 마지막 해가 된다. 은퇴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는 올해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화려하고 당당한 은퇴를 위해서는 올해 성적이 필요충분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초라한 성적으로 구단이나 감독에게 부담을 주면서 은퇴 시즌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게 그의 진짜 속마음이다. 당당히 실력대로 자신의 자리를 꿰차고 한치의 미련도 남김없이 그라운드를 떠나고 싶다.

이승엽이기에 내년 시즌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은퇴 로드’(방문 구단이 은퇴를 앞둔 상대 팀 선수에게 해당 구장 마지막 경기에서 은퇴식을 해주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일부 구단 수뇌부가 이미 그런 뜻을 내비쳤다. 이래저래 그는 ‘전설로’ 향하고 있다. 물론 그 길은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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