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포함 75만달러에 영입했으나 13경기 등판 만에 방출된 LG 스캇 코프랜드. LG 트윈스 제공
“100만달러를 달라고 했다니….”
지난 7월초 한 현역 감독의 넋두리다. 외국인투수를 교체하려고 후보를 몇 명 추렸는데 가장 눈길이 가는 선수가 몸값으로 100만달러를 불렀다고 한다. 전체 시즌도 아니고 시즌이 절반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연봉 100만달러는 구단이 선뜻 계약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이미 퇴출을 결정한 외국인선수의 잔여 연봉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결국 해당 구단은 다른 외국인투수와 계약을 마쳤고 감독은 아쉬움을 곱씹었다.
프로야구 각 구단이 외국인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투수 쪽이 문제다. 복수의 현장 감독들은 “뽑을 투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스카우트들도 “미국에서 데려올 만한 투수가 없다”고 말한다. 교체를 이미 결정했는데도 한참 뒤에나 대체 외국인투수와 계약이 이뤄지는 이유다.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투수는 쿼드러플 에이(AAAA·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중간) 수준인데 국내 타자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웬만한 투수들은 국내 마운드에서 버텨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크다. 75만달러(계약서상 60만달러)에 영입했다가 13경기(2승3패 평균자책점 5.54) 만에 퇴출 당한 스캇 코프랜드(LG)가 그랬고, 후반기 첫 경기였던 19일 나란히 선발 등판했던 조시 로위(kt)나 파비오 카스티요(한화) 또한 썩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량은 물음표인데도 외국인선수 몸값은 계속 폭등 중이다. 10개 구단이 올 시즌 외국인선수 영입에 쓴 총비용은 2839만달러(324억원·KBO 제출 계약서 기준). 이들을 영입하면서 쓴 이적료(바이아웃)나 성적에 따른 별도의 옵션 등을 고려하면 3000만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가 405만달러로 가장 많이 썼고, 그 뒤를 기아(330만달러), 엔씨(315만달러), 삼성(310만달러)이 잇는다. 넥센 히어로즈는 외국인선수 영입에 다른 구단의 절반 수준인 160만달러를 썼다. 10개 구단이 40명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면서 쓴 평균비용은 70만975달러. 그러나 비용 대비 효과는 떨어진다. 많게는 100만달러의 이적료를 지급하지만 국내 구단은 해당 선수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도 없다. 1년 계약이 끝나면 선수가 원할 경우 조건 없이 미국이든 일본이든 보내줘야 한다. 이래저래 ‘봉’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때 프로배구, 프로농구와 같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을 고민했다. 하지만 대체 외국인선수 선발 규정 등의 문제로 접었다. 육성형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도 계속 입길에 오른다. 선수협회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갈수록 저하되는 리그의 질과 운영비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는 국내 구단의 현실을 고려하면 제고해봐야 할 사안이 아닐까 싶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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