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동갑 추신수·오승환 고교 졸업 뒤 타자-투수 바뀌어 대결
추, 오의 공 받아쳐 안타 홈밟아…추·오 이대호와 경기 각각 앞둬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9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 9회초 1사 만루에서 볼넷을 골라내고 1루로 가고 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 세인트루이스/AP 연합뉴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이들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태어난 34살 동갑내기들이다. 아마추어 시절 자존심 싸움을 펼치던 이들 셋은 이제 미국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겨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 재활 중인 류현진(29·LA 다저스)까지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7명의 선수들 중 3명이 동갑내기라는 점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9일(한국시각)에는 추신수와 오승환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16년 만에 맞대결을 했고, 결과는 추신수의 ‘완승’이었다.
추신수는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서 0-3으로 뒤진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8회부터 오승환이 서 있었다. 서로에게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건넨 두 사람. 초구는 시속 116㎞(72마일) 커브였다. 스트라이크. 2구는 시속 153㎞(95마일) 포심패스트볼로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오승환은 3구째 시속 151㎞(94마일) 포심을 던졌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중전 안타. 이후 추신수는 후속 타자 2루타 때 3루까지 내달렸고 노마르 마사라의 타석 때는 오승환이 폭투를 던지면서 홈까지 밟았다. 텍사스 역전극의 서막이었다.
오승환은 이날 1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오승환으로서는 2경기 연속 실점. 평균자책점은 1.77이 됐다. 반면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 및 득점을 뽑아낸 추신수는 2-3으로 뒤지던 9회초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동점 타점까지 올렸다.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1타점. 시즌 타율은 0.235가 됐다. 텍사스는 4-3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5연승을 달렸다.
추신수와 오승환의 맞대결은 2000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고 투수 추신수-경기고 타자 오승환’으로 맞붙은 이후 16년 만이다. 고교 졸업 뒤 추신수는 투수가 아닌 타자로 메이저리그 시애틀에 입단했고, 오승환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단국대에 진학했다가 2005년 삼성에 입단해 한국프로야구 최고 소방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뒤에는 2년 연속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다.
오승환은 25일부터 27일까지 이대호와 메이저리그 진출 뒤 처음으로 투타대결을 펼친다. 둘은 한국에서는 물론 일본에서도 이미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한·미·일 프로 무대에서 맞서는 진기록이 나오는 셈이다.
‘절친’인 이대호와 추신수는 이미 지난 4월6일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해 고교 졸업 뒤 16년 만에 방망이 대결을 펼친 바 있다. 한국인 야수 첫 동시 선발 출전의 기록을 세웠으나 둘 모두 이날 무안타에 그쳤다. 부산에서 같이 야구를 시작했던 이들은 8월말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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