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에서 삼성을 4-3으로 꺾고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꼴찌지만 최근 9승1패 상승세
2사 이후 타율 0.366·8회 타율 0.442
위기에 더 집중…승부근성 무서워
2사 이후 타율 0.366·8회 타율 0.442
위기에 더 집중…승부근성 무서워
2.52%(3일)-2.81%(4일)-2.44%(5일). 지난 주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삼성전 시청률(MBC스포츠플러스 중계·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수도권 기준)이다. 2.81%는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시청률(케이블 기준)이다. 5일 네이버 포털 실시간 중계는 27만여명이 한화-삼성전을 지켜봤다. 3일 연속 이어진 1점차 짜릿한 승부에 온·오프라인 전부 들썩였다. 가히 ‘마리한화’의 재림이다.
한때 시즌 100패까지 예상됐던 ‘꼴찌’ 한화의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10경기 9승1패다. 9위 케이티(kt)와 승차는 2경기뿐이고 4위 엘지(LG)와도 5.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1할대 승률에 허덕이던 시즌 초반의 모습은 싹 지웠다.
중심타자 김태균의 각성과 불펜진의 철벽투가 한화를 변모시켰다. 김태균은 최근 10경기 동안 0.529(34타수 18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쓸어담은 타점만 16개다. 2할대로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0.330까지 끌어올렸다. 주말 삼성전부터는 3번 타자로 기용되면서 4번 윌린 로사리오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로사리오 또한 최근 10경기 타율이 0.349에 이른다.
송창식·권혁·심수창·박정진·정우람 등으로 이뤄진 불펜진도 ‘이름값’을 되찾았다. 10경기 동안 불펜 평균자책점이 2.56(1위)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은 5.59(7위)였다. 퀵후크가 4차례로 케이티와 함께 가장 많은데도 불펜 어깨로 7승(2승은 선발승)을 거뒀다. 특히 심수창은 이 기간 4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2실점)을 책임지며 3승1세이브의 성적을 올렸다. 평균자책점 1.86의 짠물피칭이었다. 송창식 또한 6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2.00.
마리한화의 중독성은 2사 이후의 득점력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10경기 동안 한화 타율은 노아웃일 때(0.263)나 원아웃일 때(0.306)보다 2사 뒤(0.366) 월등히 높았다. 2사 후에 홈런은 3개, 2루타는 무려 16개가 터졌다. 타점은 40개(전체 65개). 한화 팬들이 육성 응원이 펼쳐지는 8회에는 타율이 0.442까지 치솟는다. 이기고자 하는 한화 선수들의 집중력을 가늠케 하는 수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예전에는 선수들에게서 피해의식이나 소극성이 느껴졌는데 요즘에는 타석에서나 마운드에서 적극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이제 자기 볼을 친다”고 했고, 위기 상황에서 꿋꿋하게 버텨낸 심수창이나 정우람에 대해서는 “도망가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진다”고 칭찬했다. 디스크 수술 뒤 계속 허리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김 감독은 “팀 흐름이 전체적으로 좋다”고 흐믓해했다. 한화는 이번 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기아(7~9일), 엘지(10~12일)를 상대로 탈 꼴찌를 노린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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