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야구장 내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해당 구단에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전날(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아(KIA) 타이거즈와 엘지(LG) 트윈스의 경기에서 경비업체와 일부 팬들 사이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에 대한 조처이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7회 도중 엘지 구단이 고용한 경호업체 직원들이 3루측 기아 원정 응원단 쪽을 찾아와 북을 치는 고수에게 ‘데일리 패스’ 팔찌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보통 응원단장, 치어리더 등은 팔찌를 이용해 경기장 안팎을 자유롭게 출입하게 된다. 팔찌가 일종의 ‘프리 패스’ 역할을 하게 되는 셈. 하지만 기아 응원단 고수는 자신의 ‘데일리 패스’를 학교 후배 3명에게 무단 양도한 상태였고 이를 경호업체가 경기 도중 눈치 챘다. 기아 관계자는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원정 응원단에 나가는 팔찌 수량이 한정적인데 고수들이 같은 대학교 응원단 소속의 후배들이 진짜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해서 팔찌를 돌려쓴 것 같다. 경호업체가 이들의 후배들을 먼저 경기장으로 내보냈는데 팔찌를 찬 후배들이 당황한 상태에서 그냥 나가버려 고수들도 팔찌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구장에서는 데일리 패스를 부정 사용한 양도인과 양수인 모두 퇴장을 당하는 게 원칙이다. 이 때문에 경호업체 측에서는 원칙에 따라 고수들에게도 퇴장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불응했고 이 과정에서 자초지종을 모르는 기아 팬들 일부가 경호 요원들과 충돌했다. 폭력 사태로 경호 요원들 중 두 명은 각각 머리가 찢어지고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발생한 몸싸움과 관련해 오는 7일 경호원 2명과 기아 팬 2명을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야구위 또한 구단들로부터 사건 경위서를 받은 뒤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야구위는 야구 규약 중 안전보장 규약에 따라 심판과 상대 구단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해야 하는 홈 구단이 태만했을 경우 500만원을 부과하고, 원정구단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정구단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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