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갈무리>
“안 넘어갈 줄 알고 열심히 뛰었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중계진이 농담처럼 “기쁘다면 더 환하게 웃어도 된다”고 하자 그는 마침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범경기 부진에 따른 벤치 신세, 그리고 퐁당퐁당 선발 출전. 그간의 설움을 날리는 ‘한 방’이니 그의 마음이 오죽했으랴.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초반에 내가 못했기 때문에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벤치에 있을 때도 자신감은 충만했고. 앞으로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경기에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4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제프 맨십의 5구째 시속 148㎞(92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진출 마수걸이 홈런으로 이날의 결승포가 됐다. 팀 동료들은 김현수가 그라운드를 돌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순간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갑자기 격하게 축하를 해주는 ‘무관심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경기를 마친 김현수의 시즌 타율은 0.383가 됐다. 제한적 출전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볼티모어의 6-4 승리.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30일(한국시각) 클린블랜드와의 경기에서 첫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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