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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중 5명 “다승왕 헥터” 10명 중 8명 “홈런왕 테임즈”

등록 2016-03-29 18:58수정 2016-03-29 22:16

프로야구 개막 D-2
감독들이 말하는 올시즌 판도 <하>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미국 미네소타 트윈스)가 없다. 리그 마지막 20승 투수(2014년) 앤디 밴헤켄(일본 세이부 라이언스)도 없다. 과연 무주공산이 된 홈런왕과 20승 도전 투수는 누가 있을까?

프로야구 감독들은 지난해 홈런 2위(47개)에 오른 에릭 테임즈(30·NC)를 유력한 홈런왕으로 꼽는다. 10명 중 8명이 그를 지목했다. 감독들은 테임즈에 대해 “힘이 좋고 배트 스피드도 빠르며”(김태형 두산 감독), “어퍼 스윙을 하는데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격 메커니즘을 가졌다”(김용희 SK 감독)고 평가한다. 김성근 한화 감독 또한 “확실한 자기 스윙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테임즈를 꼽은 감독들 절반은 “작년 같은 성적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왜 헥터를 뽑았나

메이저리그 5선발 ‘후광 효과’
“기아타선 약해 힘들듯” 전망도
대항마로는 린드블럼·김광현

왜 테임즈를 뽑았나

“힘이 좋고 배트 스피드도 빨라”
“홈런 만들 타격 메커니즘 가져”
대항마로는 최형우·로사리오

테임즈의 대항마로는 2011년 홈런왕 최형우(33·삼성)가 뽑혔다. 최형우가 가지고 있는 힘도 힘이지만 새로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우중간, 좌중간이 짧은 타자 친화적이라는 이유가 컸다. 팔각 모양의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시범경기 동안 9개(5경기·경기당 평균 1.8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류중일 삼성 감독, 양상문 엘지 감독 등은 최형우가 작은 홈구장의 이점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문 엔씨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테임즈의 홈런 경쟁자로 메이저리그에서 한 해 28홈런(2012년)을 때린 적이 있는 한화의 윌린 로사리오(27)를 꼽았다. 최형우는 시범경기 홈런 공동 2위(5개), 로사리오는 공동 4위(4개)였다. 테임즈는 0개.

다승왕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다승왕은 평균자책과 달리 팀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5선발로 활약했던 헥터 노에시(29·KIA)였다. 다승왕을 예상한 9명(김성근 감독 제외) 중 5명의 감독이 그를 선택했다. 헥터를 선택하지 않은 감독들도 헥터의 실력은 인정했지만 한화 시절의 류현진을 예로 들며 “기아 타선이 너무 약해서 다승왕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헥터 다음으로 조쉬 린드블럼(29·롯데)이 4표를 받았다. 린드블럼은 작년 32번의 선발등판에서 23차례(리그 2위)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는 15차례)를 기록했으나, 롯데 불펜진이 역전을 자주 허용해서 시즌 13승(11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윤길현, 손승락의 영입으로 롯데의 뒷문이 튼튼해진 상황이다.

토종 투수들 중에는 김광현(28·SK)이 유일하게 다승왕 후보(3표)로 거론됐다. 린드블럼과 함께 김광현을 후보로 선택한 염경엽 넥센 감독은 “현재 구위로 큰 부상 없이 던지면 다승왕이 가능할 것 같다”며 “그동안 강(속구)으로만 싸웠는데 약(체인지업)이 겸비되면서 체력 안배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이 전성기 때보다도 좋다”고 평했다. 김광현은 일본 오키나와 첫 연습경기 때부터 시속 150㎞의 속구를 뿌렸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것도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작년 다승왕(19승) 에릭 해커(33·NC)는 2표를 받았다. “엔씨 공격력이 좋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후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계약금 포함 190만달러·22억원)의 에스밀 로저스(31·한화)는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범경기 때까지 공을 던지지 못한 게 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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