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구단마다 방출 선수도 나오고 있다. 이대호(34)가 속한 시애틀 매리너스도 예외는 아니다. 시애틀은 14일(한국시각) 스프링캠프 초청선수였던 가비 산체스(33)를 방출시켰다. 산체스는 이대호와 1루 백업 경쟁을 하고 있던 선수였다.
산체스가 방출되면서 시애틀 주전 1루수 애덤 린드를 받쳐줄 백업 선수 후보는 3명으로 좁혀졌다. 이대호와 헤수스 몬테로(27), 그리고 스테펜 로메로(28)다. 이대호가 초청선수 신분인 반면, 몬테로와 로메로는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볼 때는 로메로가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으로 가장 앞선다. 이대호는 타율 0.267(15타수 4안타), 몬테로는 0.227(22타수 5안타)을 기록중이다. 로메로는 타격 내용이 가장 좋으나 원래 포지션이 외야수라서 1루 백업을 맡기기에는 수비가 걸린다. 아직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어서 개막 뒤 마이너리그 경기에 꾸준히 출전시킨 뒤 빅리그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이대호와 몬테로는 같이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이대호는 개막 25인 로스터에 들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 신분이 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이 있고, 한때 메이저리그 유망주였던 몬테로는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시애틀이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면 방출 대기 신분이 돼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애틀 타임스> 래리 스톤 칼럼니스트는 14일 “이대호가 현재 1루 백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비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살도 뺐고 수비도 나쁘지 않다”며 “지금껏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몬테로보다는 이대호가 더 낫고 몬테로는 불펜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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