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볼티모어와 2년 700만달러 계약
2006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때 그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당시 스카우트의 말을 빌리면 “방망이만 칠 줄 알고 수비·주루 다 안 되는 반쪽짜리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좌절도 심하게 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그를 붙들었다. “여기가 끝은 아닐 거야.” 신고선수(육성선수, 연습생)로 참가한 마무리훈련에서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을 앞둔 김현수(27)는 말한다. “당시 1.5군 형들과 처음 프로 훈련을 하는데 ‘이래서 내가 지명이 안 된 거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 뒤 열심히, 진짜 열심히 했어요. 지명만 못 받았을 뿐 출발점은 똑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두산 베어스 입단을 신고선수로 했지만 그는 메이저리거로 두산을 떠난다. <볼티모어 선>등 지역신문은 17일(한국시각)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2년 700만달러(82억원)에 계약했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놨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춰 김현수는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현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케이비오(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4번째 선수가 된다. 포스팅을 거치지 않고 빅리그로 직행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류현진·강정호·박병호 이어
KBO서 메이저리그 직행 4번째
지역지 “1번타자 맡을 수도” 우투좌타의 김현수는 야구팬들로부터 역설적 표현으로 ‘사못쓰’(사할도 못 치는 쓰레기)로 불리는 ‘타격 기계’, ‘타격 천재’다. 2006년 데뷔 해에는 한 타석밖에 서지 못했으나 2008년 타격왕(0.357)에 올랐고,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318(역대 4위), 142홈런, 771타점. 볼티모어가 주목한 것은 그의 탁월한 공 맞히는 능력과 함께 뛰어난 선구안이다. 통산 출루율이 4할대(0.406)이고, 통산 볼넷(597개)이 삼진(501개)보다 많다.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가 출루율이 높은 좌타자 김현수를 1번 타자로 기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 700만달러는 강정호, 박병호에 비해 전혀 나쁘지 않은 계약 내용이다. 연봉 평균치로만 놓고 봐도 강정호(275만달러), 박병호(300만달러)보다 높다. 자유계약선수(FA)로 포스팅 비용이 없었다는 이점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올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든 선수 평균연봉이 415만달러였다. 2년 700만달러에 옵션 등이 붙어서 연간 400만달러 전후를 받게 된다면 김현수로서는 잘한 계약”이라고 밝혔다. 꿈을 위한 도전으로 2년 계약도 매력적이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타자 친화적인 볼티모어 홈구장(캠던 야드)에서 김현수가 2할7~8푼대 타율에 15홈런 이상만 친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일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때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어릴 적 꿈”이라고 말하던 김현수는 시즌 중에도 틈틈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시청하면서 타격 공부를 하는 열혈 선수였다. 연봉 2000만원의 꼴등으로 프로에 입단한 반쪽짜리 선수였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나머지 반을 채우면서 꿈의 무대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메디컬 테스트)만을 남긴 김현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어떤팀?
1901년 창단된 밀워키 브루어스를 뿌리로 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탬파베이 레이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있다. 팀 이름인 ‘오리올스’가 뜻하는 ‘꾀꼬리’는 메릴랜드주를 상징하는 새다. 월드시리즈에서 3차례(1966·1970·1983년) 우승했으나 1998년부터 2010년까지 13년 동안 강팀들 틈바구니 속에서 지구 3~5위에 머무는 긴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벅 쇼월터 감독이 2010 시즌 막판에 부임하면서 팀이 재정비돼 2012년부터 4년 연속 5할 승률을 유지했고, 2012년과 2014년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KBO서 메이저리그 직행 4번째
지역지 “1번타자 맡을 수도” 우투좌타의 김현수는 야구팬들로부터 역설적 표현으로 ‘사못쓰’(사할도 못 치는 쓰레기)로 불리는 ‘타격 기계’, ‘타격 천재’다. 2006년 데뷔 해에는 한 타석밖에 서지 못했으나 2008년 타격왕(0.357)에 올랐고,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318(역대 4위), 142홈런, 771타점. 볼티모어가 주목한 것은 그의 탁월한 공 맞히는 능력과 함께 뛰어난 선구안이다. 통산 출루율이 4할대(0.406)이고, 통산 볼넷(597개)이 삼진(501개)보다 많다.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가 출루율이 높은 좌타자 김현수를 1번 타자로 기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 700만달러는 강정호, 박병호에 비해 전혀 나쁘지 않은 계약 내용이다. 연봉 평균치로만 놓고 봐도 강정호(275만달러), 박병호(300만달러)보다 높다. 자유계약선수(FA)로 포스팅 비용이 없었다는 이점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올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든 선수 평균연봉이 415만달러였다. 2년 700만달러에 옵션 등이 붙어서 연간 400만달러 전후를 받게 된다면 김현수로서는 잘한 계약”이라고 밝혔다. 꿈을 위한 도전으로 2년 계약도 매력적이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타자 친화적인 볼티모어 홈구장(캠던 야드)에서 김현수가 2할7~8푼대 타율에 15홈런 이상만 친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일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때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어릴 적 꿈”이라고 말하던 김현수는 시즌 중에도 틈틈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시청하면서 타격 공부를 하는 열혈 선수였다. 연봉 2000만원의 꼴등으로 프로에 입단한 반쪽짜리 선수였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나머지 반을 채우면서 꿈의 무대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메디컬 테스트)만을 남긴 김현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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