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시속 161㎞의 강속구와 시속 147㎞의 포크볼. 이젠 반드시 공략해야만 한다. 그래야 삿포로돔 완패(0-5)를 설욕하고 결승전에 진출한다. 일본은 프리미어12 전승 우승을 위해 준결승 일정까지 입맛대로 바꾼 터다. 19일 저녁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야구 한일전( 생중계)은 4강 맞대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전망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8일 삿포로돔 개막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의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던 오타니 쇼헤이를 선발로 예고했다. 오타니로서는 한국전 이후 11일 만의 등판이 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타니 공략법을 무엇일까. 김성근 한화 감독은 17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변화구나 속구 하나를 정해서 타석에 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중 텔레비젼으로 일본전을 시청했다는 김 감독은 “당시 오타니가 위기에 몰릴 때는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일본 포수의 볼 배합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막전에 이어 이번에도 <에스비에스> 특별해설위원으로 나서는 이승엽(삼성)도 ‘노림수’를 강조했다. 이승엽은 “한 번 붙어봤으니까 오타니가 좋은 투수라는 것은 잘 알 것이다. 공을 많이 보기 보다는 미리 속구, 변화구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둘 다 머릿 속에 두면 둘 다 놓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볼)-0(스트라이크), 2(볼)-0(스트라이크), 2(볼)-1(스트라이크), 3(볼)-1(스트라이크) 등 배팅 카운트에서는 적극적인 스윙도 주문했다. 이승엽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삼진 당할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 전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승엽은 도쿄돔과 삿포로돔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도쿄돔을 홈구장으로 썼던 그는 “도쿄돔은 삿포로돔과는 달리 외부와의 공기가 완전히 차단돼 있어 타구가 공기저항을 전혀 받지 않는다. 좌중간, 우중간 펜스 거리도 삿포로돔보다 짧아서 장타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에서 박병호, 이대호 등 거포들의 홈런도 기대해봄직하다. ‘일본 킬러’이기도 했던 이승엽은 “오타니의 공을 한 번 쳐봤으니까 지난번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것도 같다. 적지에서 열리는 한일전이기에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경기에 몰입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금껏 여러 차례 한일전을 중계해온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개막전 때는 훈련량도 부족했고 선수들이 빠른 공에 대한 감각도 떨어져 있어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했다”고 전제한 뒤 “오타니는 공을 쥐는 검지, 중지 두 손가락의 각도를 조절하면서 다양한 스플릿성의 공을 던진다. 한 구종을 선택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역시나 ‘노림수’다. 그는 이어 “오타니는 아직 젊은 투수라서 일본 리그 경기 때도 기복이 심했다. 투구 밸런스가 순간적으로 안 좋을 때가 있는데 그때를 잘 활용해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베테랑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 이용규가 오타니를 많이 흔들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근우, 이용규는 개막전 때 7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단 한 차례만 출루했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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