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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끝내 안터진 한방…야구 한-일전 ‘영패’

등록 2015-11-08 22:59수정 2015-11-08 23:07

‘프리미어12’ 개막전 0-5 완패
일 오타니 161km 괴력투에 ‘쩔쩔’
8,9회 연속 만루 기회 후속타 불발
8일 저녁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은 나팔 소리로 시끄러웠다. 오른쪽 외야를 가득 채운 일본팬들의 응원소리였다.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닛폰햄 파이터스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등장할 때는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3루 쪽에서 수십명의 한국팬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냈지만 일본 홈팬들에게는 상대가 안 됐다.

2009 세계야구클래식(WBC) 결승전(미국) 이후 6년 만에 열린 한일전. 응원 소리의 크기만큼이나 경기력도 극명히 갈리면서 한국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B조 예선 첫판에서 1패를 안은 한국은 11일 대만 타오위앤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저녁 7시)과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른다.

■ 시속 ‘161㎞’의 오타니

일본 선발 오타니(21)의 강속구는 명불허전이었다. 1회초 2사 후 김현수에게 던진 두 번째 공은 시속 161㎞까지 찍혔다. 속구 뿐만 아니라 193㎝ 키에서 내리꽂는 포크볼이 시속 147㎞까지 나왔다. 속구→포크볼, 포크볼→속구로 강약 조절을 하는 투구 패턴 속에 헛스윙을 하는 한국 타자들이 많았다. 일본이 2-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1·2루에서는 허경민을 포크볼(143㎞)로, 강민호를 속구(151㎞)로, 대타 나성범을 포크볼(143㎞)로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의 구속은 5회까지도 시속 159㎞가 찍힐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91개였다.

■ 실수 연발 2회 수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허경민을 선발 3루수로 기용하는 것에 “모험”이라고 했다. 그래도 오타니의 빠른 볼 대응을 위해서는 최근까지 실전 경기(한국시리즈)를 한 허경민이 황재균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허경민은 경기 전부터 많이 긴장해 있었고 결국 탈이 났다. 2회말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히라타 료스케가 친 공은 허경민이 빨리 잡았으면 병살타로 처리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한 템포 늦었고 타구는 3루 베이스를 맞고 외야로 퉁겨나갔다. 처음에 실책으로 기록됐다가 이후 2루타로 정정되기는 했으나 아쉬운 수비였다. 1점을 내주고 무사 2·3루의 위기는 계속 됐고 김광현은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희생뜬공을 내줘 1점을 더 헌납했다. 2회말 위기도 김광현이 선두타자 나가타 쇼를 3구 삼진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수 강민호가 마지막 공을 블로킹 하지 못해 출루(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시켰던 터라 더욱 아쉬움을 곱씹었다.

■ 공수주 완패의 한국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완패에 가까웠다. 타자들은 오타니에 이어 등판한 노리모토 다카히로의 시속 155㎞ 안팎의 속구에도 애를 먹었다. 일본전에서 극적인 순간이 많이 연출됐던 ‘약속의 8회’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노리모토의 152㎞ 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게 가장 뼈 아팠다. 테이블 세터인 이용규, 정근우는 밥상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고, 4번 타자 이대호는 9회에 안타를 신고하기는 했으나 이전 타석까지 두차례 삼진과 함께 병살타를 기록했다. 우려했던 마운드도 제대로 힘을 못 썼다. 선발 김광현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2⅔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물러난 뒤 조상우, 차우찬, 정우람 등을 투입했으나 거듭 점수를 줬다. 정우람은 사카모토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기도 했다. 반면 일본은 장단 12안타를 쳐냈고 8회 1사 1·2루에서 이용규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사카모토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등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삿포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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