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의 빅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기정사실이고 관심은 그의 ‘몸값’에 쏠리고 있다. 비교 기준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다.
히어로즈는 2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공식 요청했다. 야구위의 요청을 받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이를 공시하며, 박병호에게 관심 있는 구단은 4일 이내에 입찰액을 적어내야 한다. 야구위는 7일 새벽(한국시각) 구단 이름 없이 최고 입찰액을 전달받게 되며 이를 곧바로 히어로즈에 통보한다. 히어로즈는 9일 포스팅 수용 여부를 논의한 뒤 최종 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히어로즈가 입찰액을 수용하면 박병호는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의 도움을 받으며 해당 구단과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하게 된다. 박병호는 현재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있다.
케이비오리그 출신의 야수가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도전하는 것은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가 두번째다. 투수·야수를 합해서는 9번째 도전. 박병호의 히어로즈 팀 동료이기도 했던 강정호는 지난해 500만2015달러의 포스팅 액수로 피츠버그와 협상해 4+1년에 최소 1200만달러, 최대 1650만달러의 계약을 했다. 강정호의 포스팅 액수는 아시아 타자로는 2000년 이치로(1312만5000달러·시애틀), 2010년 니시오카 쓰요시(532만9000달러) 이후 세번째로 높은 액수였다.
투수로까지 확장하면 류현진이 2012년 엘에이 다저스로부터 2573만7373.33달러의 입찰액을 받았다. 일본 투수들 중에는 다르빗슈 유(5170만3411달러·2011년 텍사스), 마쓰자카 다이스케(5111만1111달러·2006년 보스턴), 이가와 게이(2600만194달러·2006년 뉴욕 양키스) 등이 높은 입찰액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2000만달러의 입찰액으로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과 일본은 2013년 말 새로운 포스팅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구단에 단독 교섭권을 주지 않는 대신 입찰액 상한가를 2000만달러로 제한했다.
박병호는 엘지(LG)에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뒤 풀타임 주전으로 뛰면서 2012년부터 매년 30홈런 이상을 쏘아올렸다. 케이비오리그 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힘뿐만 아니라 정교함까지 갖춰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의 기록도 세웠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연착륙한 것도 박병호에게는 호재다. <시비에스 스포츠>는 최근 “케이비오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유일한 야수였던 강정호가 첫해에 기막힌 활약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피츠버그를 제외한 나머지 29개 구단은 박병호에 대한 평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대략 20개 구단의 스카우트가 시즌 중 박병호를 관찰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지역 언론이나 블로거들이 박병호 영입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짐 두켓은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달러(228억원)를 예상하기도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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