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 모습. 김양희 기자
비좁은 복도, 낡은 선풍기, 천장에 거미줄…
1948년 개장한 대구시민구장 뒤로하고
삼성, 내년부터 라이온즈파크 시대 개막
1948년 개장한 대구시민구장 뒤로하고
삼성, 내년부터 라이온즈파크 시대 개막
복도는 비좁고 쉴 공간도 없다. 천장의 낡은 선풍기에는 거미줄이 있고, 벽을 보면 전선줄이 페인트로 가려 있다. 프로야구 1군 홈구장이 이랬다. 1948년 개장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 대구시민야구장의 속사정이다.
긴 세월만큼 낡고 닳아서 사연도 많았다. 2011년에는 경기 도중 불이 꺼져서 다음날 서스펜디드 게임을 했다. 불펜의 ‘소방수’ 오승환의 200세이브를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하다가 전광판에 불이 붙어 진짜 소방차가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2006년에는 안전진단 결과 ‘E’(붕괴 위험) 등급을 받으면서 3루 더그아웃에 에이치빔으로 임시 지지대를 받쳐놓기도 했다. 체감온도가 40도 이상 치솟는 여름에는 천장 선풍기 두 대에 더위를 식히며 경기를 치렀다. 낮은 천장 때문에 라커룸과 더그아웃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머리 조심’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기도 했다.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끝나면서 대구구장(6~7차전)에서 피날레를 원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구장 고별전은 정규리그 홈 마지막 경기(10월2일)에서 치렀으나 실제로 한국시리즈 2차전이 피날레 경기가 됐다. 삼성은 애증 섞인 대구구장에서의 33년을 마감하고 내년에 수성구 연호동에 위치한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이사를 간다. 팔각형 구조로 된 라이온즈파크에는 여름철 더운 날씨를 고려해 더그아웃에 천장형 에어컨까지 창작돼 있다고 한다. 새 야구장으로 이사를 가도 1루가 아닌 3루를 홈 더그아웃으로 쓰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 모습. 김양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 모습. 김양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 모습. 김양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 모습.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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