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을 축하한 ‘패자’ 삼성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퇴장 않고 우승 축하
통합 5연패를 노렸던 삼성은 해외원정 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빼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한국시리즈에 임했다. 하지만 선발 야구의 실패와 엇박자가 심했던 타선으로 고배를 마셨다. 1~5차전 동안 퀄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역대 최강을 자랑(시즌 타율 0.302)했던 팀타율은 0.251에 그쳤다. 4번 타자 최형우가 시리즈 내내 2안타(타율 0.095)에 그쳤던 게 뼈 아팠다. 2011년 삼성 사령탑 부임 이후 처음으로 패장이 된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뒤 “완패였다. 마운드, 타격 둘 다 아쉽다”고 했다.
비록 패했으나 삼성 선수단은 시상식 내내 3루 더그아웃 앞에 일렬로 도열해 두산의 우승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류 감독은 “2011년 아시아시리즈 우승 당시 일본 소프트뱅크 선수단이 감독 이하 전체가 그라운드에 남아 축하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그런 기회가 되면 우리도 함께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등은 아프다”면서도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류 감독과 사자군단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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