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 초 1사 만루 때 두산 투수 니퍼트가 삼성 배영섭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시킨 후 동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은 정규리그 2위 엔씨(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1, 2선발을 소진한 채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유희관을 1차전에 선발 투입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어이없는 송구 실수로 1차전을 내줬으나 2차전부터 1, 2선발이 가동되면서 철통 마운드로 돌아왔다.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 선발 등판에서 3승 무패의 막강한 어깨를 뽐냈다. 31일 5차전에서는 7회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포스트시즌 무실점 기록을 26⅔이닝으로 늘렸다. 평균자책은 0.56. 어깨 부상으로 정규시즌 동안 부진(6승5패 평균자책 5.10)했지만 가장 큰 무대에서 ‘니느님’으로 돌아오면서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150만달러·17억원)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 또한 “니퍼트의 이런 모습을 기다렸다”고 할 정도였다.
84억원의 몸값으로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 또한 중요 고빗길이던 3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3승 무패 평균자책 2.36으로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두산의 84억원 투자를 아깝지 않게 했다. 니퍼트와 장원준은 1승2패로 몰렸던 플레이오프에서 연이어 선발 등판해 승리를 따내는 등 두산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한 10승 중 6승을 따냈다. 등판 때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져 준 이들의 호투는 마무리 이현승 외에 믿을 만한 불펜이 없던 두산 마운드에 숨통을 확 트여 줬다.
타선에서는 1~3번 타순에 배치된 정수빈과 허경민, 그리고 민병헌이 훨훨 날았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1차전 때 불의의 손가락 부상을 당하기는 했으나 5차전 7회말에 우월 3점 홈런을 쳐내는 등 14타수 8안타(0.571)로 삼성 마운드를 농락했다. 준플레이오프(0.176), 플레이오프(0.350)를 거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 정점을 찍었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실시한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1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허경민은 5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한국시리즈 동안 19타수 9안타(0.474)를 기록하며 정수빈과 함께 테이블 세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3개)도 세웠다. “병살타만 안 쳤으면 좋겠다”던 3번 타자 민병헌은 4차전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결정적일 때 9안타(19타수)를 때려냈다. 허경민과 정수빈, 민병헌이 한국시리즈 1~5차전 동안 합작해낸 안타 수는 26개(경기당 5.2개)에 이르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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