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투수 니퍼트가 27일 대구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회말 1사 때 삼성 박한이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자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한국시리즈 2차전…두산, 삼성에 6-1 승리
니퍼트 PS 24⅓이닝 무실점 신기록 ‘호투’
니퍼트 PS 24⅓이닝 무실점 신기록 ‘호투’
‘니느님’(니퍼트+하느님) 더스틴 니퍼트(34)가 또다시 두산을 구해냈다.
두산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에서 선발 니퍼트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을 6-1로 꺾었다. 대구구장에서 1승1패 균형을 맞춘 두 팀은 장소를 잠실야구장으로 옮겨 29일부터 31일까지 3~5차전을 치른다. 3차전은 타일러 클로이드(삼성)와 장원준(두산)이 선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니느님’이 보우하사 니퍼트는 최고 시속 151㎞ 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윽박질렀다. 3회말 1사 3루 위기에서 박한이, 박해민을 연속 삼진으로 낚아낸 게 백미였다. 대구구장 맞바람도 니퍼트를 도왔다. 5회말 무사 1루 때 채태인, 6회말 2사 3루 때 나바로가 친 공은 잘 맞은 홈런성 타구였으나 맞바람 때문에 담장 안쪽에서 잡혔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92개(스트라이크 64개)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차례 선발 등판한 니퍼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6회 2사부터 이날까지 24⅓이닝 무실점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이다. 니퍼트는 다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수염도 안 잘랐던 삼성 선발 장원삼은 5회초가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5연속 안타를 맞는 등 6안타를 내주며 4실점했다. 5회를 제외하고 장원삼이 두산 타선에 허용한 안타는 단 1개뿐이었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 정규리그 때 8타수 4안타로 약했던 ‘천적’ 김재호에게 2안타를 내준 게 컸다.
■ ‘잇몸’ 박건우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허경민-박건우로 이어지는 새로운 테이블세터를 짰다. 줄곧 1번 타자로 출전해온 정수빈이 전날 경기에서 투구에 맞아 왼쪽 검지 첫째 마디가 찢어지는 부상(열상)을 당했기 때문. 플레이오프 때부터 0.392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온 정수빈이 타순에서 빠진 게 뼈아파 보였으나 동갑내기 박건우가 제 몫을 해냈다. 두산이 김재호의 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5회초 1사 1·2루에서 투수 강습 안타를 뽑아내며 1사 만루로 연결시켰고 이후 두산은 민병헌, 김현수의 적시타가 연속해서 터지며 4-0으로 달아났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안타가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은 귀한 안타가 됐다. 박건우는 7회초 무사 1·2루에서도 볼넷을 골라 출루해 추가점을 뽑는 데 기여했다. 정수빈 대신 리드오프로 출전한 허경민은 5-0으로 앞선 8회초 2사 1·2루에서 쐐기타를 때리는 등 2안타(5타수)를 때려냈다. 오재원, 김재호도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 적시타 부재의 삼성 타선 니퍼트에 꽉 막힌 삼성 타선이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말 1사 2루의 선취 득점 기회에서 나바로, 최형우 중심타선이 터지지 않았고, 3회말 1사 3루, 5회말 무사 1루, 6회말 2사 3루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삼성은 9회말 1사 후 최형우, 박석민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1점을 뽑았으나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이날 삼성 클린업 트리오(나바로-최형우-박석민)는 11타수 2안타에 그쳤다. 두산 3번 민병헌과 4번 김현수가 중요한 순간에 안타(각 1개)와 희생뜬공으로 4타점을 합작한 것과 비교가 됐다.
대구/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