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엔씨(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로고.
8승8패.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운명이 갈린다. 2015 케이비오(KBO)리그 플레이오프(3선승제)에서 격돌하는 정규리그 2위 엔씨(NC) 다이노스와 3위 두산 베어스가 그렇다. 김경문(NC), 김태형(두산) 두 사령탑 모두 “4차전 내에 끝낸다”는 생각이다. 인터넷 예매로 플레이오프 1~4차전 전석이 매진된 가운데 1, 2차전(18~19일)은 엔씨의 안방인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일단 투타 밸런스는 타격왕(0.381) 에릭 테임즈와 다승왕(19승) 에릭 해커가 버티고 있는 엔씨가 낫다. 테임즈는 두차례의 히트포더사이클을 포함해 한국 야구 최초로 40홈런-40도루 기록도 세운 ‘괴물 타자’다. 작년 포스트시즌 성적(4경기 타율 0.313)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던 해커는 이번에 가을야구 첫 승을 노리게 된다.
엔씨는 청백전 동안 대학 시절 좌완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나성범을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실험했다. 올해 28개 홈런을 때려낸 나성범은 3차례 등판에서 최고 시속 146㎞의 속구를 뽐냈다. 김경문 엔씨 감독은 “연장 15회에 대비한 것일 뿐 보통 상황에서는 투수로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나성범의 깜짝 등판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두산은 2013년에 이어 극적인 반전을 꿈꾸고 있다. 당시 두산은 2연패 뒤 3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분위기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막판 체력 부족과 감독의 경기 운용 실패로 준우승에 그쳤으나 정규리그 1위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올해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3위를 확정지었고 패색이 짙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9회초 대역전극을 펼치며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허경민(15타수 8안타·0.533), 김재호(14타수 5안타·0.357)의 방망이가 한껏 달아올라 있다.
포스트시즌 특성상 지나친 승부욕 때문에 발생하는 감정의 과잉은 주의해야 할 듯 보인다.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전력상 엔씨가 유리하기는 하다. 하지만 경기에 몰입하다 보면 의욕 과잉으로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다. 두 팀 다 감정의 소모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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