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이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말에 1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준PO 3차전 넥센 5-2로 승리…2연패 뒤 1승 건져
밴헤켄 8회 2사까지 2실점 역투…두산 유희관 5회 못넘겨
밴헤켄 8회 2사까지 2실점 역투…두산 유희관 5회 못넘겨
“잠실 1, 2차전에서 아쉽게 담장을 못 넘긴 타구가 있었는데….”
경기 전 취재진의 이런 질문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아쉬운 것은 아니잖아요. 잠실구장이니까 그렇잖아요”라며 덤덤하게 받아넘겼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이 평소 하던 대로 해야 하는데, ‘포스트시즌이니 내가 뭔가 해야 한다’며 잘하려고 하다 보니 잘 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힘든 건 모아놓고 못 친 것이다. 오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타자들이 터져줘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13일 저녁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케이비오(KBO)리그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 넥센이 서건창(3회말), 김하성(4회말)의 중월 솔로홈런포 등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5-2로 누르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잠실 원정 1차전(3-4 패)과 2차전(2-3 패)을 모두 내준 뒤 얻은 귀중한 1승. 이로써 14일(저녁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이현호(두산)와 양훈(넥센)의 선발 맞대결로 치러지는 4차전이 두 팀한테 매우 중요하게 됐다.
■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긴 홈런 2방 넥센은 이날 시즌 18승의 두산 좌완 선발투수 유희관을 맞아 그의 느린 투구에 당하며 2회말까지 점수를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3회말 고종욱의 3루 뜬공 아웃 뒤, 서건창이 2스트라이크 3볼 상황에서 유희관의 시속 130㎞ 직구를 받아쳐 중월 1점홈런을 작렬시키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목동구장 가운데 담장까지의 거리는 118m(담장높이 2.28m). 홈런 비거리는 120m였다. 잠실구장(125m, 담장높이 2.75m)이었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 홈런이었다.
넥센은 이어 1-0으로 앞서던 4회말 2사 뒤 8번 타자 김하성이 다시 유희관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폭발시키며 1점을 보탰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트) 상황에서 유희관의 시속 117㎞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뒤 120m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어 5회말에는 첫 타자 박병호가 유희관한테 1루타를 치고 그를 강판시킨 뒤 후속타가 이어지며 1점을 더 달아났다. 유한준이 바뀐 투수 노경은에게 좌익수 쪽 1루타를 만든 뒤 김민성의 좌익수 뜬공으로 박병호를 불러들인 것이다. 7회말에는 두산 3번째 투수 진야곱을 상대로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낸 뒤 유한준, 김민성의 2루타가 연이어 터지며 5-0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밴헤켄 역투, 무너진 유희관 넥센은 방망이가 모처럼 폭발한 가운데 좌완 에이스 앤디 밴헤켄의 역투가 승리의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밴헤켄은 이날 7⅔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만을 내주며 2실점에 그쳤다. 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볼넷은 3개. 속구와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다. 속구 뒤 포크볼, 포크볼 뒤 속구의 비율이 많았다. 밴헤켄은 경기 뒤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반면 유희관은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안타를 내주고 3실점하며 김태형 두산 감독의 기대를 저버렸다. 탈삼진 3개에 볼넷 3개. 두산은 유희관에 이어 노경은, 진야곱, 오현택 등 불펜진이 마운드를 이어갔다. 두산 타선은 8회초 밴헤켄이 흔들리는 사이 2점을 추격했으나 그뿐이었다. 넥센의 뒷문 조상우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