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용희 에스케이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이 6일 3점 차 승리를 다짐하며 손가락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3점 차 승부.’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케이비오(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4위 염경엽 넥센 감독과 5위 김용희 에스케이(SK) 감독이 예상한 1차전 점수 차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실시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1차전(7일)부터 박빙의 총력전을 예고하는 셈이다. ‘홈런왕’ 박병호(넥센)의 예상도 ‘3점 차’였다.
넥센은 비기기만 해도 준PO행
SK는 1·2차전 모두 이겨야 가능
‘에이스’ 밴헤켄-김광현 맞대결
전문가 “홈런이 승부 가를수도”
■ 2차전은 없다? 있다? 넥센은 4위 팀 특권으로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반면 에스케이는 1, 2차전을 다 이겨야만 한다. 넥센이 유리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투수층이 엷은 넥센으로서는 와일드카드전에서 최대한 투수를 아끼고 3위 두산이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라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1차전에서 끝내야만 준플레이오프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작년까지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즐기라고 했는데 올해는 절박하고 냉철하게 승리에 초점을 맞춰 움직여 달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밝혔다. 박병호 또한 “첫 경기를 꼭 잡아서 1차전에서 끝내고 싶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반면 1차전에서 패하면 바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하게 되는 김용희 감독은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스케이 주장 조동화는 “아내가 잠실 경기(준플레이오프 1, 2차전 장소)까지 짐을 싸줬다. 위만 바라보고 하루하루 싸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밴헤켄의 체인지업-김광현의 슬라이더 양 팀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넥센)과 김광현(SK)이 예상대로 1차전에서 맞붙는다. 양 팀이 꺼내들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밴헤켄의 올 시즌 에스케이 상대 전적은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 1.73. 피안타율도 0.200밖에 안 된다. 김용희 감독은 “밴헤켄은 빠른 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갖췄고 구속 차이도 많이 난다. 투구 템포도 빨라서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데 경기 초반 밴헤켄 공략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광현은 올해 넥센을 상대로 한 경기에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용희 감독은 “넥센전 투구 이닝은 적었지만 성적이 제일 좋았고 큰 경기 경험도 많아서 김광현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광현은 좋은 슬라이더와 포심을 갖고 있다. 슬라이더에 많이 당했기 때문에 그동안 그 부분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 ‘한 방’이 변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치러지는 목동구장은 전형적인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좌우 펜스 거리가 98m이지만 가운데 펜스까지는 118m밖에 안 된다. 담장 높이도 2.28m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올해 목동구장에서는 경기당 평균 2.78개의 홈런이 터졌는데, 시즌 평균(2.10개)을 훨씬 웃돈다. 팀 홈런 1위의 넥센에는 박병호(53개)를 비롯해 스나이더(26개), 유한준(23개)이 버티고 있고 에스케이 장타력은 브라운(28개), 박정권(21개)이 책임진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제도상의 이점이 있으니 확률상 넥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맞다. 에스케이는 막판 경쟁에서 기분 좋게 5위를 했으니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며 “목동에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홈런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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