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농구·배구단 통합운영 이어
제일기획, 연말께 야구단 인수 검토
마케팅 강화·자원 효율화 차원
이건희 둘째사위 김재열 사장
스포츠계 위상 강화 관련 주목
체육계 긍정평가 속 파장 주시
아마팀 잇단 해체는 비판받아
제일기획, 연말께 야구단 인수 검토
마케팅 강화·자원 효율화 차원
이건희 둘째사위 김재열 사장
스포츠계 위상 강화 관련 주목
체육계 긍정평가 속 파장 주시
아마팀 잇단 해체는 비판받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말께 제일기획에 인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일기획의 4대 프로스포츠단(축구·야구·농구·배구) 통합 운영이 스포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맡고 있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비롯해 남녀 프로농구단(삼성 썬더스와 삼성 블루밍스)을 그룹의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으로 넘겼다. 올 6월에는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블루팡스도 제일기획으로 넘겨 삼성 블루팡스로 이름을 바꿨다.
제일기획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 인수를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룹 관계자들을 말을 종합하면 제일기획의 삼성 라이온즈 인수는 올 시즌 일정이 끝난 뒤인 연말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과거 국내 프로스포츠는 기업 홍보, 사회공헌적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산업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선진 프로리그에 대한 국내 팬들의 저변 확대로 팬들의 눈높이도 달라졌다. 이제 국내 프로스포츠팀도 팬 관리와 스포츠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다. 그래서 스포츠 마케팅을 전문으로 해온 제일기획이 프로스포츠팀을 통합·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계열사에 분산돼 있던 프로스포츠팀 운영을 제일기획으로 통합함으로써, 전문적인 마케팅 역량과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제일기획의 판단이다.
체육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4대 프로스포츠) 통합관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프로 구단들의 자생력을 강화해보겠다는 의도로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프로스포츠가 탄생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프로팀들은 모기업에만 의존할 뿐 자생력이 거의 없다.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한다. 다른 팀들도 그런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해온 프로축구팀들이 그동안 성적에만 올인해온 게 사실”이라며 “수원 삼성은 최근 불필요한 비용도 줄이는 등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올 시즌 리그 선두권을 유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 스포츠 전체 패러다임도 변화시켜 줄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열(47)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의 위상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건희 회장 둘째 사위로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부회장, 2018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저녁 식사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가 장차 아이오시 위원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삼성은 이형택·조윤정 등 그랜드슬램 대회를 누빈 스타를 키워낸 삼성증권 테니스단과 삼성중공업 럭비단을 해체하는 등 아마추어 종목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여 관련 경기단체들로부터 비판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테니스팀은 해체했지만 정현 같은 유망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더이상 아마추어팀 해체는 없다”고 못박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삼성그룹 스포츠단 운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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