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5푼5리 2홈런 14타점
“그동안 훈련 많이 했다”
“그동안 훈련 많이 했다”
프로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62로 ‘그렇고 그런’ 타자였다. 올해로 데뷔 14년차에 나이도 30살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소속팀 한화의 성적이 3년 연속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율이 0.313으로 처음 3할대를 기록했다. 홈런 아치를 8개나 그렸고, 52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들어서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의 김경언(33) 이야기다. 그는 4년 만에 프로야구 무대로 복귀한 ‘야신’ 김성근 감독 아래에서 왼손 강타자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25일까지 한화의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2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55로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전 경기에 출전한 한화 선수 중에는 타율이 제일 높다. 홈런도 2개에다 1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11일 롯데와의 사직경기부터 25경기 연속 출루 기록도 세웠다. 이용규, 김태균, 최진행 등 강타자가 즐비한 한화 타선에서 3번이나 5번 타자로 주로 출전하며 결코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5일 에스케이(SK)와의 대전 홈경기에서는 김경언의 진가가 확실히 드러났다. 한화가 5-6으로 뒤지고 있던 9회말 2사 만루에서 그는 에스케이 마무리 윤길현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쳐냈다. 전날까지 단 한차례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고 있던 윤길현이었기에 그가 만들어낸 안타는 더욱 값졌다. 한화는 그의 끝내기 안타로 7-6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2연승을 구가했다.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고도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를 했다. 정말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김경언이 정말 큰일을 해냈다.” 김성근 감독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흐뭇해했다. 사실 김경언은, 역대 최다인 19명이 권리를 행사한 2015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래서 한화에 잔류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3년 동안 총 8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19명의 자유계약선수 가운데 총액 기준 15번째에 해당하는 대우였다. 그리고 새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 아래에서 훈련을 받으며 거듭났다. 2001년 당시 해태 타이거즈(기아의 전신)에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한 유망주였다.
김경언은 “그동안 훈련을 많이 했다. 지난해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전 경기 출전과 팀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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