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기태 기아 감독은 7회말 심하게 열을 받았다. 엘지를 상대로 잠실에서 5-2로 앞서고 있었으나, 엘지 공격 때 투수 견제에 걸린 1루 주자 문선재가 2루로 달려 세이프 판정을 받자 2루심에게 항의하러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문선재가 내야수의 태그를 재치있게 피했지만, 김 감독은 이를 ‘3피트 아웃’으로 판단한 것이다. 2루에 직접 누워 심판진에게 몸으로 설명하기까지 했다. 3피트 라인 아웃이란, 주자가 태그를 당하지 않으려고 누간을 연결한 직선으로부터 3피트(91.4㎝) 이상 떨어져서 달렸을 때 아웃으로 판정한다는 규정이다. 항의가 길어지자 심판진은 결국 김기태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시즌 감독 퇴장 1호였다.

사령탑이 퇴장을 당했지만, 기아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고 엘지를 상대로 기분 좋은 시즌 3연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이성우·최용규 등 하위 타선이 폭발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케이비오(KBO)리그 기아와 엘지의 시즌 3차전. 기아 양현종, 엘지 헨리 소사의 시즌 두번째 선발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기아는 9회초에도 4점을 폭발시키며 9-4로 승리하며 최근 2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8승5패. 엘지는 6승8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 기회를 놓쳤다.

엘지의 헨리 소사는 5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지난 시즌부터 10경기 연속 이어져 오던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마감했다. 기아는 3회초 3점을 먼저 뽑아내며 앞서 나갔다. 8·9번 타자 이성우·최용규의 연속 안타, 김주찬의 몸맞는 공 등으로 만든 무사 만루 상황에서 2번 타자 강한울의 스윙 때 패스트볼이 나와 1점을 따냈다. 이어 1사 2·3루 상황에서 3번 타자 브렛 필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0으로 치고 나갔다. 엘지는 3회말 8번 타자 최경철의 3루타 뒤 오지환의 2루수 앞 땅볼로 최경철이 홈인하면서 1점을 따라붙었다. 기아는 또 4회초 7번 타자 김다원의 2루타를 시작으로 이성우·최용규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1점을 보탰고, 강한울이 2루타를 만들어내며 다시 1점을 추가했다. 이성우는 3안타를 폭발시켰다.

롯데는 사직경기에서 선발투수 이상화의 5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 속에 엔씨(NC)를 6-0으로 잡고 3연승을 질주했다. 이틀 연속 엔씨를 잡고 9승5패를 기록했다. 넥센은 에스케이와의 문학경기에서 3-4로 뒤지던 8회초 터진 윤석민의 싹쓸이 3타점 2루타에 힘입어 6-4로 재역전승하며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즌 5승8패. 에스케이는 연승에 실패하며 8승5패가 됐다. 삼성은 대전에서 한화를 8-3으로 잡고 10승(5패) 고지에 올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