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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선수가 꼭 스타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통계로 입증된다.
미국야구조사협회 소속의 리처드 슈만은 1901년부터 1981년까지 메이저리그 사령탑을 지낸 338명의 감독을 조사해 현역 시절 포지션과 경력, 지도자 경력 등에 따른 승률을 비교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야구 경력으로만 따지면 감독들 전체 4분의 3은 메이저리그에서 6년 이상 뛰었으며, 이들 중 3분의 2 이상은 주전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년 이상 뛴 주전 선수들이 사령탑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지션별로는 21.6%가 포수 출신이었고, 외야수(16.6%), 2루수(13.0%), 유격수(12.7%)가 뒤를 이었다. 내야수 전체를 합하면 42.9%로 가장 감독 비율이 높았다. 투수 출신은 10.4%. 그러나 승률에서는 2루수(0.517)>1루수(0.508)>3루수(0.506)>외야수·투수(0.498)>포수(0.493) 차례로 높았다.
16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뛴 감독들 승률은 0.502로, 메이저 경력이 있는 감독들 중 승률이 가장 높았다. 주목할 사실은 마이너리그 출신(55명) 감독들의 승률(0.513)이 선수 시절 화려한 경력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감독들의 승률(0.510)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소위 이름값이 있는 스타 출신은 어땠을까? 그들의 승률은 5할 밑(0.497)이었다. ‘스타 선수≠스타 감독’ 공식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하겠다.
한국 프로야구는 어떨까. 관련 통계는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만 놓고 본다면 내야수 출신이 68.8%(22번)로 가장 많았다. 김응용 감독(10번·1루수)을 제외하더라도 유격수 출신의 김재박, 류중일(이상 각 4번), 이광환(1번) 감독이 총 9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강병철(2번), 이희수(1번) 감독 등도 내야수 출신이다. 김성근, 김영덕, 김인식 감독도 투수 출신으로 총 8차례 우승했다. 포수 출신(백인천·조범현)은 2차례 우승했으며 외야수 출신 감독이 우승했던 전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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