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요구에 구단들 난색
2군 선수층 두터운 구단 유리
‘1군 등록일수 조정’ 대안으로
2군 선수층 두터운 구단 유리
‘1군 등록일수 조정’ 대안으로
작년부터 활발하게 논의돼온 프로야구 1군 엔트리 확대가 올 시즌에는 어려워 보인다. 복수의 구단 단장들은 12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실행위원회에서 1군 엔트리 확대를 안 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사장단 회의인) 이사회에서 뒤집힐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근찬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은 “13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지만 1군 엔트리 확대는 안건에 없다. 1군 재등록 일수를 단축하는 안은 상정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프로야구 1군 엔트리는 26명 등록에 25명 출전이 가능하다. 현장 감독들은 올 시즌부터 늘어나는 경기수(128→144경기)를 고려해 1군 엔트리 수를 1명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투수 자원을 보호하고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까지 생각하면 1군 엔트리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똑같이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프로야구는 1군 엔트리 등록 선수가 28명이다.
구단들 간에 의견이 갈린다. “현장 의견을 반영해 엔트리를 늘리자”는 구단도 더러 있으나 부정적 기류가 더 팽배하다. 경기시간 지연, 자유계약선수(FA) 양산, 추가 비용 문제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를 내세우는 구단도 있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1군에 선수 한 명을 더 올렸을 때 차후 연봉 등을 고려해도 6000만원 정도의 비용밖에 안 든다. 엔트리 확대의 본질은 비용 문제가 아니라 2군 선수층의 두께”라고 했다. 그는 “삼성·두산 등 2군 선수층이 두터운 구단은 엔트리 확대로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1·2군 전력 차가 심해서 실질적인 팀 가용 인원이 18명 안팎에 불과한 구단들은 오히려 엔트리 확대가 독이 될 수 있다. 전력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어 하위권 팀들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1군 엔트리 확대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1군 재등록 일수 조정이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 1군 엔트리는 25명인데 부상자명단(DL) 등의 보완장치로 선수 이동이 비교적 탄력적이다. 지방 구단의 단장은 “프로 선수의 질이 미국·일본과 같지 않아서 엔트리 확대의 실질적 이득은 없다는 주장이 더 많다. 부상자명단 활용이나 등록일수를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여서 선수 활용 폭을 넓히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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