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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잡초에서 별 중의 별이 된 ‘서건창’

등록 2014-11-18 15:35수정 2014-11-18 17:11

넥센 서건창(왼쪽)이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초 선취점을 뽑는 적시 1루타를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센 서건창(왼쪽)이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초 선취점을 뽑는 적시 1루타를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프로야구 MVP 선정…연습생 출신으로 역대 3번째
서건창 “어려울 때 포기 않고 달려온 것이 영광으로 이어져”
심재학 코치 “구단· 감독·코치가 모두 선호하는 이상적 선수”
111번. 신고선수였던 그가 맨 처음 넥센 히어로즈에서 달았던 번호다. 히어로즈 관계자가 다른 선수와 착각해서 다른 이름으로 계속 부를 정도로 그는 특징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TheK) 호텔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그의 이름은 제일 크게 호명됐다. “최우수선수(MVP) 서건창!”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된 그의 프로야구 인생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서건창(25)은 한때 ‘잡초’였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며 신고선수로 엘지 유니폼을 입었지만 1년 만에 방출됐다. 1군 타석에 선 것은 단 한 차례(1타수 무안타)뿐이었다. 군 복무를 위해 경찰야구단에 지원했지만 방출된 신고선수에게 허락된 자리는 없었다. 현역 입대를 했고 전역 후인 2011년 9월 신고선수로 히어로즈에 둥지를 틀었다. 박흥식 당시 히어로즈 타격 코치는 “유일하게 눈빛이 살아있는 지원자였다”고 그를 떠올린다. 서건창은 그해 히어로즈가 발탁한 유일한 신고선수였다.

2012년 신인왕에 오른 것은 ‘서건창 시대’를 여는 전조였다. 지난해 잠깐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올해 절치부심하며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견고했던 200안타의 벽을 허물었다. 시즌 전경기(128경기)에 출전하며 201안타를 때려내 ‘야구 천재’ 이종범이 1994년 해태 시절 세웠던 시즌 최다 안타(196개)를 기록에서 지웠다.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을 넘어서며 최다 득점(135개) 신기록도 세웠고, 최다 멀티안타(66개), 최다 3루타(17개) 기록도 경신했다. 더불어 타율왕(0.370)에 오르며 3관왕을 쐈고, 도루 부문에서도 당당히 3위(48개)에 이름을 올렸다. 52개 홈런을 때려낸 팀동료 박병호(28)의 3년 연속 수상을 저지하며 최우수선수로 뽑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다.

수상 직전 꽃다발을 들고 자신의 독특한 타격폼을 선보인 서건창은 “2년 전 신인왕을 받을 때 굉장히 떨렸는데 오늘도 역시나 떨린다”며 “어려운 시기에 봉착했을 때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달려온 것이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이어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올시즌을 시작했고 작은 것 하나부터 실패로부터 깨달은 것이 있었으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다.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처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선수가 되겠다”고도 했다. 서건창은 총 유효표 99표 중 77표를 얻어 박병호(13표), 강정호(넥센·7표), 릭 밴덴헐크(삼성·2표)에 크게 앞섰다. 신고선수 출신이 최우수선수로 뽑힌 것은 장종훈(1991·1992년), 박경완(2000년)에 이어 서건창이 3번째다.

서건창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성으로 인정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심재학 히어로즈 코치는 “서건창은 굴곡진 야구 인생을 살아와서 배고프고 절실한 게 뭔지 안다. 구단, 감독, 코치가 모두 선호하는 가장 이상적인 선수”라고 했다. 또한 “아직도 숙소 생활을 하고 연봉 9300만원이면 차가 있을 법 하지만 ‘아직은 차 살 때가 아니다’라며 차도 사지 않았다. 훈련 태도, 생활 모습 등에서 모범이 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서건창이 받은 부상은 기아자동차 K7(3600만원 상당)이었다.

신인왕은 엔씨(NC) 박민우(21)에게 돌아갔다. 총 71표를 받아 조상우(넥센·15표), 박해민(삼성·13표)을 큰 표 차이로 눌렀다. 박민우는 “배울 게 많다는 것을 느낀 한 해였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큰 목소리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내년 시즌에는 야구장 찾는 게 더 즐거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성적은 타율 0.298(416타수 124안타), 1홈런 40타점 50도루(2위)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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