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SK)과 스물여섯 동갑내기인 양현종(KIA·사진)의 메이저리그 ‘몸값’은 얼마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기아의 요청에 따라 미국프로야구 사무국에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요청했다. 절차는 김광현 때와 같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이를 공시하고 4일 안에 최고액을 응찰한 구단을 야구위에 통보하게 된다. 25일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써낸 최고 응찰액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현종도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구단의 동의가 있어야만 해외 진출이 가능한 신분이다. 기아는 “양현종의 꿈을 존중하며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 아니라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일본 진출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황이다.
양현종은 여러모로 김광현과 닮았다. 빠른 속구에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것도 비슷하다. 한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것까지도 같다. 통산 성적(62승42패 평균자책 4.33)은 김광현(83승49패 평균자책 3.30)이 낫다. 기복이 있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으나 최근 2년간은 제구력이 꽤 잡힌 듯한 모습이다. 양현종은 체인지업, 커브도 던진다. 메이저리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200이닝 이상 투구는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한 번도 없었고 제일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올해(171⅓이닝)였다. 시즌 평균투구이닝은 108⅓이닝(김광현은 129⅓이닝).
미국 내 평가는 비교적 후한 편이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최근 “투구폼이 부드러운 양현종은 2선발도 가능한 3선발급 투수”라며 “뉴욕 양키스,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스턴글러브> 또한 “한국 최고 투수인 양현종은 투자 대비 효과적인 3~4선발이 될 수 있다. 보스턴을 비롯해 몇몇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앞서 경험했듯 포스팅액수는 류현진(LA 다저스·2573만7737달러33센트)에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몸값은 200만달러(약 22억원)였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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