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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월드’ 사나이, 범가너

등록 2014-10-27 18:51

11년만에 월드시리즈 완봉승
샌프란시스코 우승 1승 남아
WS 4연승·최소 방어율 기록
보치 감독 “7차전 구원 등판”
그의 아버지는 한때 낮이 아닌 밤에만 일했다. 연봉 4만달러의 직업을 포기하고 시간당 18달러를 받는 직업을 택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그에게 있었다. 바로 “아들의 야구 경기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었다. 케빈 범가너는 말한다. “그때가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라고. 지금 매디슨 범가너(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마음이 딱 그렇지 않을까.

범가너는 2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에이티앤티(AT&T)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뒀다. 캔자스시티 타자들 중 2루 베이스를 밟은 선수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투구수는 117개(스트라이크 84개). 월드시리즈 완봉승은 2003년 조시 베켓(당시 플로리다 말린스)이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6차전에서 거둔 승리 이후 11년 만이다. 범가너의 완벽투로 5-0 승리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놨다.

좌완투수로 커터성 슬라이더(시속 138~145㎞)를 주무기로 하는 범가너의 가을야구 성적은 놀랍기만 하다. 포스트시즌에 통산 13차례 선발등판해 평균자책 2.27(83⅓이닝 21자책)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기록만 놓고 보면 천하무적이다. 4차례 선발등판해 31이닝 동안 12개 안타만 맞고 단 1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이 0.29다. 110년 월드시리즈 역사상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 그보다 낮은 평균자책을 기록한 이는 없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55에 불과하며 피안타율은 0.120에 머문다. 월드시리즈 첫 등판부터 패없이 4연승을 거둔 선수는 밀워키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 버더테(1957~1958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등판 성적은 6경기 선발 등판 4승1패 평균자책 1.13(47⅔이닝 6자책).

“엠브이피(MVP)!엠브이피!”라는 환호가 에이티앤티파크 곳곳에 울려퍼질 때 경기를 끝낸 범가너는 “점점 운이 따라주는 것 같다. 그저 이겨서 행복하고 캔자스시티로 가서 두 번이 아닌 한 번만 이기면 된다는 것에 안도한다”고 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그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고 극찬했다.

범가너는 정규리그(217⅓이닝)부터 월드시리즈 5차전까지 올 시즌 총 265이닝을 투구했다. 보치 감독이 “범가너를 7차전에 구원등판시킬 수 있다”고 밝힌 터라 투구이닝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 최다 투구이닝은 커트 실링이 2001년 기록한 48⅓이닝. 앞으로 ⅔이닝만 더 던지면 타이 기록이 된다. 물론 대전제는 월드시리즈가 7차전까지 갔을 때다.

월드시리즈 6~7차전은 29~30일 캔자스시티의 홈인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칠 위기에 처한 네드 요스크 캔자스시티 감독은 “열광적인 우리 홈팬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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