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이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초 1타점 안타를 때려 최다안타 신기록(시즌 197개)을 경신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0년만의 기록…200안타 코앞
신고선수서 안타제조기로 변신
“힘든 시기 슬기롭게 대처” 밝혀
신고선수서 안타제조기로 변신
“힘든 시기 슬기롭게 대처” 밝혀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은 잡초였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2008년 신고선수로 엘지(LG) 유니폼을 입었지만 1년 만에 방출됐다. 1군 성적은 1타수 무안타. 군 복무를 위해 경찰야구단에 지원했으나 이마저도 다른 선수들에게 밀려 현역으로 입대했다. 전역 후 2011년 9월 다시 신고선수로 넥센에 둥지를 틀었다. 서건창은 넥센이 그해 발탁한 유일한 신고선수였다.
2014년 10월13일. 그는 기어이 ‘야구 천재’ 이종범을 넘어섰다. 광주 기아(KIA)전에서 1-0으로 앞선 2회초 2사 2루에서 기아 선발 김병현의 4구째 137㎞ 속구를 받아쳐 좌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시즌 197안타로 1994년 해태 이종범(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작성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196개)을 20년 만에 깼다. 시즌 125경기 출전 만이다. 서건창은 올 시즌 65경기에서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며 ‘못 말리는’ 안타 행진을 보여왔다. 이승엽의 기록을 넘어서면서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30개)은 이미 지난 11일 달성했다.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린 서건창은 경기 뒤 “이종범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나의 우상이었다. 대선배님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것 자체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며 “힘든 시기도 분명 있었으나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줬고 그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이겨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악바리 근성을 발휘해 신인상(2012년)을 받았고, 왜소한 체격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극복하며 ‘야구 천재’를 기록에서 지웠다. 이제 서건창의 눈은 프로야구 사상 첫 200안타를 향해 있다. 넥센의 잔여 경기는 3경기. 안타 수도 3개 남았다.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서건창은 “욕심내지 않고 남은 3경기도 시즌 첫 경기처럼 임하겠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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